국제유가, 중동 휴전에 6% 급락…美는 이란 제재 완화 시사

WTI 6%·브렌트유 6.1% ↓
전날 7% 하락 이어 전쟁 이전 수준 회귀
트럼프 "中, 이란산 원유 계속 구매 가능"
대이란 2차 제재 방침 철회 시사

국제유가가 이스라엘과 이란의 휴전이 발효되면서 24일(현지시간) 6% 급락했다. 전날 7%대 하락에 이은 이틀 연속 급락으로, 유가는 이스라엘의 대(對)이란 공습 직전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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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글로벌 원유 시장에 따르면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거래일보다 4.14달러(6.0%) 하락한 배럴당 64.37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글로벌 원유 가격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는 전일 대비 4.34달러(6.1%) 내린 배럴당 67.14달러에 장을 마쳤다.

WTI와 브렌트유는 이날 종가 기준으로 각각 지난 10일과 5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로써 두 유종 모두 이스라엘이 지난 13일 이란의 주요 군사·핵시설을 공격하기 전 수준으로 회귀했다.


이번 유가 하락은 이스라엘과 이란 간 휴전으로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이 완화된 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고했던 대이란 제재 방침 철회를 시사한 것이 기폭제로 작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이 만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중국은 이제 이란에서 계속 석유를 구매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월 "이란산 원유나 석유화학 제품의 모든 구매가 지금 당장 중단돼야 한다"며 "이들 제품을 이란으로부터 구매하는 모든 국가와 개인은 (미국의) 2차 제재 대상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2차 제재란 미국 정부의 직접적인 제재 대상과 거래하는 기업이나 개인 등 제3자에게도 미국과의 교역 및 금융 거래 등을 금지하는 조치다. 하지만 이번 휴전을 계기로 트럼프 대통령은 이 같은 제재 방침을 철회할 가능성을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케이플러의 매트 스미스 석유 분석가는 "트럼프 대통령은 항상 이란산 원유를 시장에서 제거하면 유가가 오를 수 있다는 점에서 이를 꺼리는 것처럼 보였다"며 이제 이란의 핵 능력이 약화됐기 때문에 트럼프는 이란과 더 이상 갈등이 유발될 필요가 없고, 그의 관심은 다시 유가를 낮추는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시장에서는 이란이 중동의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경우 유가가 급등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 해협은 전 세계 하루 원유 공급량의 약 5분의 1이 지나가는 핵심 경로로, 실제 봉쇄가 이뤄질 경우 유가가 배럴당 최고 13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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