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건설현장, 모래가 없다…조업 중단 현실화

야적장 바닥 드러나 출하 제한 잇따라
관급 공사 지연 우려…업계 수급 비상

광주·전남 지역의 레미콘 업계가 심각한 모래 수급난에 직면했다. 최근 일부 중소 레미콘업체들은 공공공사 물량을 배정받고도 모래 부족으로 납품을 포기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레미콘 공장들의 야적장은 바닥을 드러냈고, 출하 제한과 조업 단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모래 수급난으로 바닥이 드러난 광주지역 레미콘 공장 야적장 전경. 광주전남레미콘공업협동조합 제공

모래 수급난으로 바닥이 드러난 광주지역 레미콘 공장 야적장 전경. 광주전남레미콘공업협동조합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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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레미콘 업계 등에 따르면 모래는 레미콘 1㎥당 최대 1,000㎏까지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다. 하지만 도내 골재 채취 산지가 거의 없어 전북 남원, 고창, 전남 보성, 경남 거창 등 장거리 운송에 의존해왔다. 운반비와 원자재 가격이 함께 상승하면서 2020년 2만3,000원이던 남원산 모래 가격은 올해 5월 기준 3만5,000원까지 껑충 뛰었다. 함평산 모래도 지난 2020년 1만5,800원에서 올해 5월 2만7,000원까지 치솟았다.


이처럼 가격은 올랐지만, 물량 확보는 갈수록 어렵다. 수요가 몰리는 데다 기존 공급지의 채취량이 감소했고, 함평·영광·곡성 등 지역의 신규 골재 인허가는 주민 민원과 환경 규제로 지연되고 있다. 실제로 레미콘업체 임원까지 나서 수급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공급량은 수요의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다.

모래 부족으로 바닥이 드러난 전남 장성의 한 레미콘 공장 야적장. 광주전남레미콘공업협동조합 제공

모래 부족으로 바닥이 드러난 전남 장성의 한 레미콘 공장 야적장. 광주전남레미콘공업협동조합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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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광주·전남지역 건설 현장의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도시철도 2호선, 첨단3지구, 호남고속철도 2단계 등 굵직한 관급공사 현장에서 공정 지연이 우려된다. 업계 관계자는 "7일 이상 모래가 공급되지 않으면 생산 자체가 중단될 수 있다"고 밝혔다. 레미콘 믹서트럭 한 대가 하루 4~5대씩 납품하는 만큼 모래 수급은 생존과 직결된 문제다.

레미콘 업계는 국토교통부와 광주시, 전남도 등에 골재채취 인허가 관련 탄원서를 제출하며 대응에 나섰지만, 뚜렷한 해법은 나오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제는 단순한 수급 문제가 아닌 지역경제 전반과 직결된 구조적 문제로 확산하고 있다"며 "신규 채취원 확보, 재생골재 활용 확대, 골재 수급 대책 용역 등 근본적 개선과 정책적 지원이 시급하다"고 호소했다.




호남취재본부 송보현 기자 w3t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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