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파워맨'으로 첫손가락에 꼽을 수 있는 인물은 정성호 의원이다. 1961년 강원도 양구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육군 상사 출신 군인이었다. 육군 3사단(백골부대)에서 정훈장교로 군 복무를 마쳤고, 아들도 육군 병장으로 병역을 마친 '병역 명문가'다. 초등학교를 마친 뒤 서울로 와 단국중학교, 대신고등학교,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대학 재학 시절 학생운동을 했다.
제28회 사법고시에 합격해 사법연수원을 18기로 수료했다. 이재명 대통령, 박희승 더불어민주당 의원, 오광수 전 민정수석, 강찬우 전 검사장, 문형배 전 헌법재판관, 문무일 전 검찰총장, 이상민 전 행안부 장관, 문병호·최원식 전 의원 등이 동기다. 정 의원은 연수원 시절 이재명 대통령을 만나 지금껏 '38년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1987년 3월, 연수원 안 노동법학회에서다. 정 의원은 언론인터뷰에서 처음 이 대통령을 만났을 때의 느낌을 '정의감에 불타는 씩씩한 연수생이었다'고 표현했다.
정 의원은 이 대통령의 인생 행로에 큰 영향을 끼쳤다. 판검사를 할 수 있을 정도로 우수한 성적으로 연수원을 마친 정 의원은 환경운동, 시민단체 활동을 꿈꾸며 변호사를 개업했다. 판검사를 꿈꿨던 이 대통령이 생각을 바꾼 계기가 정 의원의 이런 구상을 듣고 나서다. 이와 관련해 정 의원은 언론인터뷰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형이 변호사 하자고 꼬셔서 나를 이렇게 고생하게 했다'고 해서 '네가 만약 검사가 됐으면 악질 검사 몇 년 하다가 나와서 평범한 삶을 살았을 것이다'고 얘기했다"고 밝힌 적이 있다.
시민운동을 하다 39살 때 정치권에 뛰어든 정 의원은 경기 동두천시양주시연천군갑 지역 5선 의원이다. 예결위원장·기재위원장을 지냈고 원내대표에 도전했으나 낙선했다. 2024년 국회의장에도 도전했으나 중간에 접었다. 지금은 이재명 정부가 성공하도록 거리를 두고 조언하는 게 목표라고 말한다.
온건하고 합리적인 성격으로 모범적으로 의정 활동을 했다고 평가되는 의원에게 주는 '백봉신사상'도 받았다. 별명이 '친명 좌장' '무적'이다. 이 대통령을 가까이에서 도운 국회의원들의 모임이었던 '7인회(정성호 김영진 문진석 김병욱 김남국 임종성 이규민)' 좌장이기에 '친명 좌장'으로 불린다.
'무적'이라는 별명은 왜 생긴 것일까. 두 가지 의미가 있다. 하나는 온건하고 합리적인 태도로 목소리를 높이지 않고 얘기하는 스타일이어서 적이 없다는 뜻이다. 다른 하나는 '운동'과 관련해서다. 정 의원은 서울대 법대에 다닐 때 역도부 활동을 했다. 그때부터 근육 운동을 열심히 했다. 지금도 복근이 있을 정도로 남다른 애착을 갖고 있다고 한다. 김상욱 의원이 국민의힘을 탈당해 민주당에 입당했을 때 정 의원이 제일 반겼다는 말이 나온 이유이기도 하다. 김상욱 의원도 복근을 자랑한다. '복근에 있어서는 제일이다'는 의미에서 '무적'이라는 별명이 생겼다.
이 대통령은 사석에서 정 의원을 '형'이라고 부른다. '계파'라는 소리에 고개를 흔드는 정 의원은 이 대통령이 듣기 싫은 소리를 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인물 가운데 한 명이다. 이 대통령은 "정 의원이 이재명계가 아니라 이재명이 정성호계"라고 말할 정도로 정 의원을 신뢰한다. 정 의원이 '이재명 파워맨'으로 꼽히는 가장 중요한 이유가 바로 '이 대통령의 남다른 신뢰'에 있다.
※영상을 클릭하시면 더 자세한 내용을 보실 수 있습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