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와이파이 100배 속도 '라이파이', 보안까지 잡았다"

라이파이(Li-Fi)의 속도와 보안을 동시에 향상시킬 새로운 플랫폼이 국내에서 제시됐다. 라이파이는 LED 불빛처럼 눈에 보이는 가시광선 대역(400~800THz)을 활용한 무선통신 기술이다. 와이파이(Wi-Fi)보다 최대 100배 빠른 속도(최대 224Gbps)를 제공한다. 또 주파수 할당의 제약이 없는데다 전파 혼신 문제가 적은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반대로 누구나 접근이 가능해 보안에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는 것은 그간 단점으로 꼽혔다.


KAIST는 신소재공학과 조힘찬 교수 연구팀과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 임경근 박사가 협력해 라이파이 활용을 위한 '온-디바이스 암호화 광통신 소자' 기술을 개발했다고 24일 밝혔다.

(앞줄 왼쪽부터) KAIST 신소재공학과 신승민 박사과정, 조힘찬 교수, (뒷줄 왼쪽부터) 이형도, 이승우, 이원범, (왼쪽 위) 임경근 박사. KAIST 제공

(앞줄 왼쪽부터) KAIST 신소재공학과 신승민 박사과정, 조힘찬 교수, (뒷줄 왼쪽부터) 이형도, 이승우, 이원범, (왼쪽 위) 임경근 박사. KAIS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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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술의 핵심은 기기 자체에서 정보를 빛으로 바꾸면서 동시에 암호화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바꿔 말해 이 기술을 이용하면 별도의 장비 없이도 보안이 강화된 데이터 전송이 가능하다.


공동연구팀이 개발한 소자는 17.4%의 외부 양자효율(EQE)을 기록했다. 외부 양자효율은 전기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빛으로 변환하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상용화를 위한 일반적 외부 양자효율은 20% 수준이다.


소자의 휘도(luminance)는 2만9000nit로, 스마트폰 OLED 화면의 최대 밝기인 2000nit를 10배 이상 웃도는 밝기를 구현했다. 휘도는 광원의 단위면적에서 단위 입체각으로 발산하는 광선속(빛의 양)을 의미한다.

공동연구팀은 이 소자가 어떻게 정보를 빛으로 바꾸는지를 보다 명확히 이해하기 위해 '과도 전계 발광 분석' 방법으로 짧은 시간(수백 나노초=10억분의 1초 단위) 동안 전압을 순간적으로 인가했을 때 소자에서 발생하는 발광 특성도 분석했다.


이를 통해 수백 나노초 단위에서 소자 내 전하의 이동을 확인하고, 단일 소자 안에서 구현되는 이중채널 광변조의 작동 메커니즘을 규명했다.


조힘찬 교수는 "이번 연구는 기존의 광통신 소자의 한계를 뛰어넘어 송신 속도와 보안능력을 동시에 높일 수 있는 새로운 통신 플랫폼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를 갖는다"며 "무엇보다 추가 장비 없이 보안을 강화하면서, 암호화와 송신을 동시에 구현한 점은 공동연구팀이 개발한 기술이 향후 보안 분야에서 폭넓게 응용될 가능성을 엿보게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및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KAIST 신소재공학과 신승민 박사과정이 제1 저자로 참여하고, 조힘찬 교수와 KRISS 임경근 박사가 공동 교신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즈(Advanced Materials)' 5월 30일자를 통해서도 소개됐다.





대전=정일웅 기자 jiw30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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