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의 취임 후 첫 내각 인선은 민간 기업 출신 전문가를 전진 배치하고, 진보·보수를 아우르는 등 실용 인사에 방점이 찍혀 있다. 윤석열 정부 내각 출신 장관을 유임시킨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64년 만에 민간인 출신 국방부 장관을 발탁한 것은 이 대통령의 공약을 실천하는 의미가 담겼다. 사상 처음으로 민주노총 위원장 출신의 고용노동부 장관 발탁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에는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이,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는 한성숙 전 네이버 대표가 지명됐다. 인공지능(AI) 권위자인 배 후보자는 LG전자와 LG AI연구원에서 경력을 쌓았고, 한 후보자 역시 네이버 최고경영자(CEO)를 역임한 IT 업계 인재다. 민(民)과 관(官)의 벽을 허물고 능력을 우선하는 이재명 정부의 인사 기조를 보여줬다는 평가다.
이념 성향을 뛰어넘은 통합 인사도 눈에 띈다. 국가보훈부 장관 후보자인 권오을 전 의원은 경북 안동에서 3선을 지낸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출신의 대표적 보수 정치인이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는 첫 민주노총 출신 장관 후보자다.
윤석열 정부에서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 발탁됐던 송미령 장관은 새 정부에서도 자리를 지키게 됐다. 필요하다면 이전 정부 인사라도 기용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국정 운영 연속성과 실용을 우선하겠다는 메시지를 보낸 셈이다.
1961년 5·16 쿠데타 이후 64년 만에 처음으로 군 출신이 아닌 후보자가 국방부 장관에 내정되며, 기존 관행을 깨는 인사로 기록된 점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 후보자는 5선 국회의원으로 14년간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활동한 국방 전문가다.
통일부 장관에 정동영 의원, 해양수산부 장관에 전재수 의원, 환경부 장관에 김성환 의원, 여성가족부 장관에 강선우 의원을 기용한 것은 풍부한 정치 경험을 토대로 정무적인 감각과 전문성을 살려 이재명 정부 정책 공약을 실천하라는 메시지가 담겼다. 국무조정실 1·2차장을 지낸 윤창렬 국무조정실장 기용은 국정운영의 안정성을 강조하는 인사 기용이다.
정통 외교관 출신 조현 외교부 장관 발탁은 급변하는 세계정세 대응과 관련해 조직의 안정성과 전문성을 두루 고려한 선택이다. 조현 외교부 장관 후보자는 24일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한반도 평화가 정착되는 것이 이재명 정부 외교·통일 정책의 우선순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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