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 vs 마창대교 ‘재정지원금’ 국제 소송전 … 경남도 일부 승소

34억원 중 22억원 지급 보류 타당

경상남도가 마창대교 관리운영법인 주식회사 마창대교와 벌인 재정지원금 관련 국제중재에서 일부 승소를 거뒀다.


경남도는 23일 오후 도청 프레스센터에서 지난 18일 홍콩 국제상업회의소(ICC) 국제중재 판결 결과를 발표했다.

도에 따르면 ICC는 경남도가 마창대교에 주지 않은 재정지원금 34억원 중 22억원을 지급 보류한 결정이 타당하다고 판정했다.


이는 경남도가 시행한 민자사업 중 국제중재를 통해 민간사업자로부터 재정지원금을 회수한 첫 사례이다.


박명균 경남도 행정부지사가 마창대교 측과의 국제중재 판정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이세령 기자

박명균 경남도 행정부지사가 마창대교 측과의 국제중재 판정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이세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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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마창대교는 2023년 9월 25일 주무관청인 경남도가 재정지원금 42억원 중 34억원을 주지 않는다며 ICC에 국제중재신청서를 냈다.

당시 쟁점은 ▲부가가치세를 통행료 수입에 포함해 배분 대상으로 볼 것인지 ▲미납통행료에 10배를 부과하는 부과통행료 수입은 누가 가져갈 것인지 ▲통행료 수입 분할 시 적용하는 소비자물가지수 적용기준이 12월 말인지 연평균인지 등 3가지였다.


ICC는 부가가치세를 통행료 수입에 포함해 배분하고 부가가치세 전액을 마창대교가 납부해야 한다는 경남도 측의 손을 들어줬다.


다만 부가통행료는 유료도로법상 범칙금에 해당하고 기준 통행료는 직전 연말 소비자물가지수를 적용해야 한다며 마창대교 주장을 받아들였다.


국제상업회의소(ICC) 국제중재 판결 결과. 경남도 제공

국제상업회의소(ICC) 국제중재 판결 결과. 경남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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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가 승소한 부가가치세 지급 보류액은 21억6400만원가량으로 전체 중재 금액의 64.7%에 이른다.


마창대교 측이 승소한 부가통행료 부분은 2억4800만원, 소비자물가지수 부분은 9억6800만원가량이다.


판정 결과에 따라 경남도는 2017년부터 현재까지 지급 보류한 57억원 중 20억원은 이자를 포함해 마창대교 측에 지급하고 나머지 37억원과 법정이자 5%는 도 수입으로 반영할 계획이다.


직접 발표에 나선 박명균 행정부지사는 "이번 국제중재 일부 승소로 2038년까지 138억원 상당의 예산 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며 "절감된 예산은 마창대교를 주로 이용하는 도민에게 통행료 할인 혜택으로 돌아가게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마창대교. 경남도 제공

마창대교. 경남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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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회사 마창대교가 관리, 운영하는 마창대교는 창원시 마산합포구 가포동과 성산구 귀산동을 잇는 길이 1.7㎞의 해상교량으로 2008년 7월 1일 정식 개통한 민자도로이다.


마창대교 대주주인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자회사(MKIF)가 지분 70%에 달하는 338억원과 후순위대출 50%인 790억원을 투자하고 있으며 2008년부터 2038년까지 30년간 관리운영권을 받아 운영 중이다.


앞서 경남도와 마창대교는 2017년 1월 26일 하루 추정 통행량에 미치지 못해 발생하는 수입 차액분을 지자체가 보전하는 '최소수입보장(MRG)' 방식에서 일정 비율로 수익을 나누는 '수입분할방식'으로 변경실시협약을 맺었다.


변경 협약으로 경상가격의 기준 통행료에서 실제 통행량을 곱한 금액에 대해 마창대교 68.44%, 경남도 31.56% 비율로 슈입을 가져가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대신 경남도가 선순위대출금과 법인세 등을 부담하고 나머지 운영비용은 마창대교가 내기로 했다.


2022년 민선 8기 출범 이후 경남도와 마창대교 측은 부가통행료 수입, 통행료 수입 분할 기준 등 변경실시협약 적용 및 해석에 관한 의견 차이를 보였다. 양측은 협의를 진행했으나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했고 국제중재를 거쳐 21개월여 만에 판정을 받았다.





영남취재본부 이세령 기자 ryeo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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