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욱 대표 "사기 피해, 더는 없다"…중고나라, 전면 개편 돌입

다음 달 '안심보장 프로젝트' 본격 돌입
사기 예방 위한 중고거래 신뢰 인프라 구축
카페와 앱 데이터 연동·판매자 인증 강화
안전결제 전면화·최대 100만원 안심보상제
프로젝트 안착 이후 안심배송 등 선보일 예정

"과감한 결단 없이는 생존하기 어렵습니다. 사기를 치는 게 아예 불가능한 구조로 바꾸려고 합니다."


중고거래 1세대 플랫폼 '중고나라'의 최인욱 대표는 지난 4일 서울 강남구 중고나라 본사에서 진행된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최 대표는 "중고거래의 핵심 자산은 신뢰"라며 "중고거래 사기는 중고나라뿐 아니라 업계 전반의 성장을 가로막는 최대 걸림돌"이라고 했다. '안심보장 프로젝트'는 이러한 문제의식 속에 그가 내놓은 해법이다.

올 하반기, 중고나라가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했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네이버 카페와 자체 애플리케이션 운영의 일원화 ▲판매자 실명 인증(KYC) 강화 ▲안전결제 전면화 ▲최대 100만원 안심보상제 도입 ▲수수료 조정 등 제도적·기술적 조치가 총동원된다. 그간 카페 중심의 운영 구조 속에서 꼬리표처럼 따라붙던 '사기의 온상'이란 부정적 이미지를 털어내고, 카페와 앱 연동을 강화한 신뢰 기반의 단일 플랫폼으로 거듭난다는 구상이다. 최 대표는 "이번 프로젝트는 중고나라 창립 21년 역사상 가장 큰 캠페인이자, 전방위적인 혁신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인욱 중고나라 대표. 중고나라

최인욱 중고나라 대표. 중고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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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의 진원지 '카페'…구조적 한계 끊어낸다

현재 중고나라는 네이버 카페와 자체 앱이 연동 없이 독립 운영되는 이원화 플랫폼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카페는 앱보다 훨씬 오래된 역사, 많은 이용자 수와 거래량을 자랑하지만, 동시에 사기 이미지의 진원지로 인식돼 왔다. 최 대표는 "오랫동안 자체 플랫폼이 아닌 네이버 카페 포맷을 써왔기 때문에 권한상 한계도 분명히 있었다"고 털어놨다.


이러한 구조적 제약을 개선하기 위해 중고나라는 두 플랫폼의 연동을 한층 강화한다. 최 대표는 "카페는 복수의 아이디(ID) 활용과 익명성 탓에 사기꾼들의 주요 활동 무대가 됐다"며 "판매자 실명 인증(KYC)을 대폭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하나의 ID로 앱에서 실명 인증을 거치면, 인증 정보와 회원 등급이 양쪽에 적용된다. 상품을 등록할 때도 지금은 카페와 앱에 각각 글을 따로 올려야 하지만, 향후에는 한 곳에 등록하면 양쪽에 자동 게시되는 방식으로 바뀐다.

중고나라 애플리케이션과 네이버 카페 연동 화면 이미지. 중고나라

중고나라 애플리케이션과 네이버 카페 연동 화면 이미지. 중고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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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나라는 미인증 카페 회원의 인증 완료율도 연내 50%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최 대표는 "실명 인증을 마쳤거나, 특히 로열티가 높은 판매자에게는 다음 해부터 거래 이력과 신뢰 점수 등을 토대로 빠른 정산, 마일리지 적립, 수수료 할인 등 혜택을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더불어 외부 링크 클릭 자체를 차단할 방침이다. 여러 ID를 돌려 사용하는 사기 판매자들이 '중고나라나라닷컴', '네이버페이닷컴' 등 유사 도메인으로 위장한 가짜 결제 링크를 게시글이나 앱 채팅을 통해 전달해 피해를 양산하는 피싱·스미싱 수법이 그간 빈번히 발생했다. 해당 조치로 피싱·스미싱 사기가 80% 이상 줄 것으로 최 대표는 내다봤다.

과도한 판매자 우위…'기울어진 운동장' 바로잡는다

최 대표가 문제의식을 느낀 가장 큰 지점은 '판매자 중심 구조'에 있다. 상품 정보 제공, 결제 유도, 거래 조건 설정 등 대부분 절차가 판매자 위주로 이뤄진 탓에 구매자는 상대적으로 보호받기 어려웠다. '돈을 보냈더니 벽돌이 왔다'는 식의 사기 피해를 당해도 구매자가 대응할 방법이 마땅치 않았다. 전체 거래의 70~80%가 비대면인 만큼, 결제 안정성 확보는 중고나라의 핵심 과제였다.


이러한 불균형 해소를 위해 중고나라는 '안전결제 전면화', '최대 100만원 안심보상제'를 통해 구매자 보호 장치를 강화한다. 기존에도 안전결제 기능은 있었지만, 상당수 이용자는 여전히 판매자의 개인 계좌로 직접 송금해왔다. 중고나라는 올해 안으로 앱 내 선입금 사기 비율을 95% 이상 줄이고, 안전결제 기반 거래에서는 사기 발생률 0%를 유지하겠다는 목표다.

중고나라 '안심보장 프로젝트' 안내 이미지. 중고나라

중고나라 '안심보장 프로젝트' 안내 이미지. 중고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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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대표는 "앱에서는 사실상 사기가 발생하기 어렵다. 에스크로 기반의 안전결제 구조가 이미 적용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카페에도 결제 단계에서 안전결제 이용과 관련한 알림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어 "사기 피해자에게는 건당 최대 100만원까지 보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판매자 편향 구조를 개선하는 만큼, 현행 구매자에 부과되는 구매 수수료가 일부 조정된다. 구매자 부담은 최소화할 방침이다. 소액 거래(2만원 이하)에는 수수료를 면제하고, 고액 거래(700만원 이상)에는 최저 수수료율을 적용한다. 최 대표는 "기존 이용자의 이탈 우려도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사기꾼의 활동을 억제하고 거래 신뢰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


안심보장의 미래…'배송·보증'까지 확대

중고나라는 안심보장 프로젝트가 일정 궤도에 오르면 추가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전체 거래의 84%가 택배 기반인 만큼, 빠르면 연내 '안심배송' 시스템을 구축하고, 도보·퀵·화물 등 배송 서비스를 앱 내에서 연동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아울러 중고폰이나 중고가전처럼 고가·민감 품목에 대해선 인슈어테크와의 협업을 통해 품질 보증 및 사후보장(A/S) 기능을 접목하는 방안도 초기 논의 단계에 들어섰다. 최 대표는 "이번 프로젝트가 안착하고 앱 트래픽이 늘어나면, 마일리지 기반 신규 서비스부터 프리미엄 배송, B2B(기업 간 거래) 광고 사업까지 확장할 여지가 크다"고 전망했다.





최호경 기자 hocan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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