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리츠, '14개월째 빈집' 대구 미분양 990가구 통째로 매입

CR리츠 3개, 국토부에 영업등록 신청
양산·경주서도 매입…1981가구로 늘어

지방 미분양 주택을 매입하는 기업구조조정 부동산투자회사(CR 리츠)가 대구·양산·경주에서 미분양 아파트 1400여가구를 추가로 사들인다. 이로써 CR리츠가 매입한 또는 매입을 추진 중인 가구 수는 총 2000여가구로 늘었다.


23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달 말까지 CR리츠 3곳이 새로 영업 등록을 신청했다. 이들 리츠는 ▲경북 경주 163가구 ▲경남 양산 265가구 ▲대구 달서구 990가구를 각각 매입할 예정이다.

이 중 대구 아파트는 지난해 4월 말 준공된 이후 1년 넘게 빈집으로 남아 있었다. 발코니 확장 같은 추가 옵션을 무상으로 제공했지만 분양에 실패했고, 결국 CR리츠가 전체 990가구를 통째로 사들이기로 했다. 대구는 전국에서 준공 후 미분양이 가장 많은 지역이다. 지난 4월 말 기준 3776가구로, 전국 악성 미분양(2만1897가구)의 17%에 이른다.


지난 2월 한 아파트 견본주택 모습. 연합뉴스

지난 2월 한 아파트 견본주택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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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리츠는 여러 투자자가 자금을 모아 미분양 아파트를 사들인 뒤 임대로 운영하다가 시장 상황이 좋아지면 다시 파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정부는 이 CR리츠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세금과 자금 지원을 하고 있다. 올해 말까지 CR리츠가 지방 미분양 아파트를 사들이면 취득세를 중과하지 않고, 5년 동안 종합부동산세도 부과하지 않는다. 또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감정가의 70%까지 대출 보증을 해줘 낮은 금리로 자금을 빌릴 수 있게 했다.

앞서 1호 CR리츠는 대구 수성구 수성레이크우방아이유쉘 288가구를 매입했고, 전남 광양 275가구를 사들일 예정인 2호 리츠도 곧 등록 절차를 마친다. 현재까지 CR리츠가 매입했거나 매입을 신청한 가구 수는 총 1981가구다.


정부는 과거에도 CR리츠를 두 차례 운영한 바 있다. 2009년 금융위기 직후 2100가구, 2014년에는 500가구를 매입했다. 최근에는 CR리츠 외에도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직접 매입, '환매조건부 매입' 같은 방식으로 지방 미분양 문제 해결에 나서고 있다. 환매조건부 매입은 준공 전 미분양 아파트 1만가구를 정부가 먼저 사들였다가 건설사가 나중에 다시 사가는 방식이다. 이 사업에는 올해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통해 3000억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최서윤 기자 s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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