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 '네이버 전성시대'…AI수석·중기부 장관 잇단 발탁

중기부 장관에 한성숙 前 네이버 대표
하정우 AI수석 이어 2번째 네이버 출신

새 정부 들어 네이버( NAVER ) 출신 인사들의 입각이 이어지고 있다. 신설된 대통령실 AI미래기획수석에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AI혁신센터장이 깜짝 발탁된 데 이어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로 한성숙 전 네이버 대표가 지명됐다.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핵심 공약인 인공지능(AI) 산업 육성을 위해 네이버 등 민간 출신 인사가 전진 배치되면서 민관 협력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특정 기업이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23일 오후 브리핑에서 이재명 정부의 초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로 한성숙 네이버 고문을 지명했다고 밝혔다.


한성숙 당시 네이버 대표가 2018년 10월10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에서 열린 'NAVER CONNECT 2019'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한성숙 당시 네이버 대표가 2018년 10월10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에서 열린 'NAVER CONNECT 2019'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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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깜짝 발탁된 한 후보자는 경기도 출생으로 1989년 숙명여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했다. 컴퓨터 전문지인 '민컴'에서 기자 생활을 하다가 1997년 엠파스에 창립멤버로 합류해 검색사업본부장을 맡았다. 이후 2007년 네이버로 자리를 옮긴 그는 검색품질센터 이사와 네이버 서비스총괄 이사를 거쳐 2017년부터 네이버의 대표를 맡았다. 이후 2022년 3월 대표 자리에서 물러나 유럽 사업개발 대표직을 맡아왔고, 올해 3월에는 네이버 고문으로 자리를 옮겼다.


IT업계 유리창 깬 한성숙…중소 상공인 사업 확장

한 후보자는 당시 국내 대형 IT 기업 가운데 첫 여성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오르면서 IT 업계의 유리천장을 깼다는 평가를 받았다. 네이버 대표로 재직하면서는 포털과 검색 위주였던 네이버의 사업 영역을 커머스와 콘텐츠, 테크핀 등으로 넓히며 외형을 키웠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커머스 사업에 힘을 주면서 네이버가 e커머스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는 토대를 마련했다.

한 후보자가 중기부 장관 자리에 오르게 된 배경에는 네이버 대표 재직 당시 추진한 '프로젝트 꽃' 캠페인이 있다. 프로젝트 꽃은 온·오프라인 중·소상공인의 사업 확장과 해외 진출을 돕는 네이버의 프로그램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 후보자는) 프로젝트 꽃을 통해 중·소상공인들의 성장과 상생 생태계 구축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말했다.

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이 1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이공계특별법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이 1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이공계특별법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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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후보자에 앞서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AI혁신센터장은 이번 정부에서 신설된 대통령실 AI미래기획수석으로 임명됐다. 1977년생인 하 수석은 이번 정부 최연소 수석이기도 하다. 하 수석은 2015년 네이버랩스에 입사해 AI 연구에 뛰어들었고, 2020년 10월부터 네이버 AI랩 연구소장을 맡아 AI 중장기 선행기술 연구를 총괄했다.


하 수석은 오픈AI나 구글과 같은 글로벌 빅테크가 선점한 AI 시장에서 '소버린(주권) AI'를 강조하며 한국만의 AI 모델·인재 등 역량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실제 네이버의 한국어 특화 거대언어모델(LLM) '하이퍼클로바X'를 선보이는 데 기여했다. 업계에서는 그가 수석으로 임명되면서 민간의 목소리가 더욱 정책에 반영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통령실 "특정 기업 혜택 주겠다는 인식 버려야"

대통령실 관계자는 최근 인사 기조에 대해 "기업 출신들이 적극 들어오는 건 민과 관의 벽을 허물고 대한민국 경제를 살리기 위한 특단의 조치"라고 설명했다. 하 수석에 이어 중기부 장관까지 네이버 관련 인사가 발탁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데 대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특정 기업과 분야에 혜택을 주겠다는 인식을 버려야지만 대한민국 경제를 복합적인 위기에서 끌어낼 수 있다"면서 "민과 관의 벽을 허물고 새로운 시대를 열어나갈 수 있는 분을 찾는 것이 시급하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이날 인사에서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다. 1976년생인 배 후보자는 하 AI수석과 과학기술 정책을 진두지휘하게 됐다. 강 비서실장은 "배 후보자는 AI 학자이자 기업가로서 초거대 AI 상용화 등으로 은탑산업훈장을 받았다"면서 "AI 3대 강국 달성을 위해 어렵게 모신 전문가로 하 수석과 함께 AI 국가경쟁력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윤창렬 LG 글로벌전략개발원장은 신임 국무조정실장(장관급)에 발탁됐다. 총리실에서 잔뼈가 굵은 그는 문재인 정부 시절 청와대에서 사회수석을 지냈다.





이명환 기자 lifehw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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