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22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서 자율주행 로보(무인)택시 운행을 시작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옛 트위터)에서 로보택시 출범을 선언했다.
테슬라는 이날 모델Y 차량 10여대를 투입해 소수의 SNS 인플루언서와 주요 투자자 등을 상대로 서비스를 운영했다. 로보택시 탑승 영상이 엑스 등에 올라왔고, 머스크 CEO는 이를 재게시했다.
머스크 CEO는 엑스에서 "10년에 걸친 노력의 결실"이라며 "인공지능(AI) 칩과 소프트웨어 팀 모두 테슬라 내부에서 처음부터 자체적으로 구성된 팀"이라고 말했다.
서비스 출시에 앞서 머스크 CEO는 로보택시 정액 요금이 4.2달러(약 5800원)라고 밝혔다. 까다로운 교차로 등을 피해 제한된 구역에서만 운행하고, 원격 운영자가 문제 발생 시 개입한다.
이날 시범 운행을 시작하며 테슬라는 로보택시 부문 선두주자인 구글 웨이모와 본격 경쟁을 시작한다. 웨이모는 현재 샌프란시스코와 로스앤젤레스(LA), 실리콘밸리, 피닉스 등에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주당 25만건의 유료 승차 서비스를 제공해 유료 탑승 실적이 1000만건을 넘겼다.
아마존의 자율주행 부문인 죽스(Zoox)도 최근 미 캘리포니아에서 로보택시 생산을 시작했다. 죽스는 샌프란시스코와 라스베이거스에서 제한적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추후 정식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애널리스트들은 비싼 레이더와 라이더 센서를 사용하는 경쟁사 대비 차량에 장착된 카메라 세트로 운행하는 테슬라가 비용 이점이 높다고 평가한다. 이에 시장에서는 로보택시가 머스크 CEO의 정치적 행동으로 어려움을 겪는 테슬라에 도움이 될 것이란 기대감이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아직 테슬라가 갈 길이 멀다는 평가도 나온다. 폴 밀러 포레스터 리서치 수석 애널리스트는 "이번 출시는 회사의 약속이나 경쟁사들이 이미 제공한 수준에 비해 현저히 뒤처진다"고 밝혔다.
브라이언트 워커 스미스 사우스캐롤라이나대 부교수는 "테슬라는 자사 시스템이 다양한 주행 조건에 투입되기 위해 필요한 수준의 정확성과 신뢰성을 갖췄다는 것을 입증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텍사스 규제 강화 기조도 우려 사항이다. 텍사스는 자율주행 차량에 반(反)규제적인 입장을 취해왔으나, 규제를 강화하면서 테슬라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지난 20일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자율주행차 운행 시 주 정부의 허가를 의무화하는 내용 등을 담은 자율주행차 규제 법안에 서명했다. 18일 민주당 소속 텍사스 주의원 7명은 새로운 주 규정이 발효될 때까지 로보택시 운행을 연기해달라고 요청했다.
머스크 CEO는 지난 4월 1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계획대로 6월 오스틴에서 완전 자율주행 로보택시 영업을 시작할 것"이라며 서비스 첫날에는 소규모일 수 있지만 "빠르게 규모를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또 "올해 말까지 미국 내 다른 도시들로 서비스를 확대하고, 내년 하반기에는 완전 자율주행으로 운행되는 테슬라가 수백만 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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