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위기에 시장변동성 우려…금융권 "실시간 대응"

미국의 이란 공습에 금융시장 변동성 커져
주요 금융지주 대책회의 나서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금융시장 민감 반응 가능성, 대응책 마련"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사진=윤동주 기자 doso7@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사진=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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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이란의 핵시설을 공습하면서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자 금융권이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주요 금융지주와 은행들은 경영진 비상대책 회의를 소집하고 금융시장을 면밀히 관찰하고 있다.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신속하게 대응에 나설 수 있도록 비상대응 체계도 유지하고 있다.

우리금융그룹은 전일 임종룡 회장 주재로 '중동 상황 관련 긴급 점검 회의'를 개최하고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격에 따른 국내외 경제·금융 시장 영향 점검과 대응 방안 마련에 나섰다. 이날 회의에는 임 회장을 비롯해 정진완 우리은행장과 박정훈 우리금융경영연구소 대표 등 주요 계열사 전 임원이 참석했다.


임 회장은 "과거 경험으로 볼 때 원·달러 환율 상승, 주가지수 하락 등 국내 금융 및 외환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며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 하면서 차분하게 담당 업무에 전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시장 상황을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그룹 유동성, 자산 건전성, 자본 비율 등을 수시 점검해야 한다"며 "정부 대응에 신속하고 차질 없이 협조하고 일시적으로 자금난을 겪는 수출·내수 기업을 긴급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KB금융지주는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지주 전 임원과 계열사 주요 임원이 참여하는 비상 대응 체계를 상시 운영 중이라고 밝혔다. 시장 불확실성이 커질 경우 주요 위험 요인을 사전에 식별하고 자산 포트폴리오 조정 등 선제적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내부 의사결정 체계를 고도화했다. KB금융 관계자는 "글로벌을 포함한 전반적 금융시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자본시장 손익 또한 일별 점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2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이란 공습 관련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대국민 연설 방송을 시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22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이란 공습 관련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대국민 연설 방송을 시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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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그룹도 시장 변동성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환율과 유가 변동성이 우려되는 만큼 외환·자금시장 등의 유동성 위험을 점검하고, 대응 체계를 가동할 예정이다. 그룹과 자회사별 리서치 조직의 거시경제 분석에 기반한 경기 진단과 그에 따른 지원 체계도 구축했다.

하나금융그룹도 유동성 위기 상황에 대비하고 금융의 원활한 자금 공급 역할을 유지하기 위해 조달금리 상황 등을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있다. 자본 적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관계사마다 매일 자산 증감 모니터링 등으로 특이 동향을 점검하고 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중동 분쟁에 따른 시장 변동성 확대와 금융·실물경제 위기에 대응하기 다양한 방안을 강구해 시행 중"이라며 "중동 분쟁 격화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될 경우에 대해서는 필요하다고 판단될 시 추가 유동성 확보 및 실물 경제 지원 등 이미 수립한 시나리오에 따라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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