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우스님 "어떤 죽음은 너무 부당…성소수자 외면 말아야"

22일 ‘평등 세상을 위한 사회적 약자 초청 특별법회’ 진행

"어떤 죽음은 너무도 부당하고, 어떤 생명은 너무도 쉽게 버려지고 있습니다."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이 22일 서울 강남구 봉은사에서 열린 '평등 세상을 위한 사회적 약자 초청 특별법회'에서 사회적 약자에 대한 각계의 관심을 촉구했다. 진우스님은 23일 조계종 총무원장 취임 1000일을 맞는다. 이번 법회에는 전세 사기 피해자, 청소노동자, 콜센터노동자 등 40명을 초대했다.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이 22일 서울 강남구 봉은사 법왕루에서 열린 조계종 평등세상을 위한 사회적 약자 초청 특별법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이 22일 서울 강남구 봉은사 법왕루에서 열린 조계종 평등세상을 위한 사회적 약자 초청 특별법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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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진우스님은 법회에 함께한 각계각층의 노동자들을 언급하며 "돌봄 노동자, 이주노동자, 감정노동자, 택배 노동자, 플랫폼 배달 기사 등 이들은 새로운 시대를 떠받치고 있는 필수 노동자들이지만, 현실에서는 너무도 열악한 조건 속에 내몰려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장애를 안고 살아가는 이들, 치매 부모를 돌보며 생계와 삶의 무게를 동시에 짊어진 가족들, 전세 사기로 삶의 터전을 하루아침에 잃은 청년들, 이들은 결코 '사회적 문제'가 아니라 지금 여기 함께 숨 쉬는 '우리'"라고 강조했다.


진우스님은 아울러 "불교는 생명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존재하는 모든 생명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종교"라며 "혐오와 차별의 칼끝이 가장 잔인하게 향하고 있는 성소수자들도 우리는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22일 서울 강남구 봉은사 법왕루에서 열린 조계종 평등세상을 위한 사회적 약자 초청 특별법회에 참석한 스님과 신도들이 기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22일 서울 강남구 봉은사 법왕루에서 열린 조계종 평등세상을 위한 사회적 약자 초청 특별법회에 참석한 스님과 신도들이 기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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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우리가 함께 나눈 이 법문이 누군가의 마음에 작은 등불 하나 되어 고요한 위로가 되어주기를 바란다"며 봉은사가 단순한 번영의 상징이 아닌 고통받는 이들과 함께하는 자비의 터전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봉은사 측은 이주노동자 치료를 위한 기금 500만원을 기부했다.


한편, 이날 법회에서는 불교 성소수자 모임 '불반'의 대표 참석자가 "우리 모두는 이름만 다를 뿐 서로를 위해 각자의 역할을 하는 한 몸 한 생명 같은 소중한 인연"이라며 "부처님의 지혜와 자비로 빈곤과 차별 없는 평등한 세상, 상생과 공존으로 행복한 공동체가 이루어지기를 기원한다"는 내용의 평등 세상을 위한 발원문을 낭독했다.


진우스님은 법회가 끝난 후 초청한 사회적 약자 등과 오찬을 갖고 이들의 이야기를 청취했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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