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일본 대지진' 괴소문이 SNS를 통해 퍼졌지만, 일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수는 오히려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국인 방문객 수가 전년 대비 20% 이상 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독일지구과학연구센터(GFZ)와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19일 오전 8시 8분 홋카이도 아사히카와시 동남동쪽 약 344km 해역에서 규모 6.0의 지진이 발생했다. 진원 깊이는 10km로 비교적 얕았으며, 일본 기상청은 진도 4의 흔들림이 감지됐다고 밝혔다. 전등이 크게 흔들리고 일부 가구가 넘어질 수 있는 수준이지만, 다행히 쓰나미 경보는 발령되지 않았다.
이번 지진은 일본에서 빠르게 확산 중인 '7월 대지진설'과 겹치며 공포를 키웠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을 예측해 화제를 모았던 일본인 만화가 다쓰키 료의 '지진 예언'에서 시작된 근거 없는 괴담은 온라인에서 '일본 여행 자제' 분위기를 만들었다.
하지만 최근 공개된 일본정부관광국(JNTO) 집계 결과에 따르면, 올해 5월 일본에 입국한 외국인은 총 369만3,300명이었다. 전년 동월 대비 21.5% 증가한 수치다. 국가별 순위로는 한국이 82만5,800명으로 1위였고, 중국(78만9,900명)과 대만(53만8,400명), 미국(31만1,900명)이 뒤를 이었다.
한국은 2025년 누적 방문객 수에서도 405만3,600명을 기록하며 전체 1위에 올랐다. JNTO는 "5월 청주와 이바라키, 오비히로를 잇는 항공편이 신규 취항을 하면서 (일본) 방문 기록도 크게 올린 것 같다"고 분석했다.
반면에 이 시기 일본 땅을 밟은 홍콩인 여행객은 19만3,100명으로, 유일하게 전년 동월보다 11.2% 감소했다. 홍콩 내 SNS와 커뮤니티에서는 "일본 열도가 가라앉는다"는 식의 자극적인 정보가 무분별하게 유포됐다. 그 여파로 일부 여행사나 소비자들이 예약을 취소하거나 변경하는 사례도 발생했다. 실제로 일부 홍콩 항공사들은 일본행 항공편을 줄이는 조치를 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에서 큰 재해가 일어날 것이라는 근거 없는 소문이 퍼지며 여행 자제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전했다.
지진 전문가들은 "현대 과학으로 특정 시점의 대지진을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못박았지만, 일본 정부가 최근 '난카이 해구 대지진 임시 정보'를 발령하면서 시민들의 불안감은 계속 증폭되고 있다.
일본 정부도 올해 3월 발표한 재난보고서에서 "향후 30년 내 80% 확률로 난카이 해곡에서 규모 8~9의 초대형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해당 시나리오에 따르면 최대 사망자는 29만 8000명, 이재민은 1230만명에 달하며, 235만채 건물 붕괴와 90만여명의 부상이 예상된다. 정부는 내진 설계 보완, 방조제 자동화, 광역 대피 계획 수립 등을 담은 134개 재난대책을 마련하고 2030년까지 대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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