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 포로로 잡혔다가 풀려난 우크라이나 군인의 복부에 외과 수술로 각인된 글귀가 남은 사진이 공개돼 충격을 주고 있다. 해당 글귀는 러시아군의 식별 마크인 'Z' 모양과 러시아어로 쓴 '러시아에 영광을'이었다.
20일 연합뉴스는 프랑스 일간 르파리지앵을 인용해 최근 우크라이나 의사 한 명이 러시아에서 풀려난 한 우크라이나 군인의 훼손된 복부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유했다고 보도했다. 사진 속 군인의 복부 우측 측면에는 러시아어로 새겨진 '러시아에 영광을'이라는 문구와 'Z' 마크, 수술 흉터 자국이 뚜렷했다. 이 사진은 온라인상에서 빠르게 공유됐고 이후 우크라이나 군 정보 당국(HUR)에 의해 사실로 확인됐다.
이 같은 행위를 저지른 이는 러시아 의료진으로 추정된다. 이 사진을 처음 공유한 의사 안드리 유소프는 현지 매체에 "말이 필요 없다"면서 "이 사진은 러시아군이 어떤 짓을 할 수 있는지 이미 알고 있는 우크라이나인뿐 아니라 전 세계인들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전장에서 화상을 입거나 심한 흉터가 생긴 군인을 무료로 치료해주는 한 자선단체 대표인 막심 투르케비치는 이 같은 일을 당한 군인의 이름이 안드리라고 밝혔다. 안드리는 최근 이 흉터 제거를 위한 첫 번째 치료를 받았으며, 흉터를 완전히 없애기 위해서는 수개월 동안의 치료가 필요하다고 전해졌다.
투르케비치는 우크라이나 매체 키이우 인디펜던트에 "안드리의 몸에 새겨진 글씨는 외과 의사 짓"이라며 이는 "극도로 냉소적인 행위"라고 비난했다. 투르케비치는 안드리가 전쟁 도중 골반 부위에 파편으로 인한 상처와 방광 손상을 입어 수술을 받았는데, 이 과정에서 전기 소작기로 해당 글귀가 새겨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안드리의 흉터가 약 15개월 전에 생긴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투르케비치는 "이 의도적 각인이 전신 마취 하에서 이뤄진 점으로 미뤄 볼 때 이는 고통을 주기 위한 고문이 아닌, 지속해서 낙인을 남기기 위한 잔혹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포로에 대한 신체적 훼손은 제네바 협약을 위반하는 전쟁 범죄에 해당한다. 우크라이나 군 정보 대변인에 따르면 러시아에서 석방된 포로의 약 90%가 학대나 방치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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