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 짝짓기 하는 '알비노 맹꽁이'…16년 만에 대전서 발견

국내서 2번째 발견…"기후 위기로 서식지 위협받아"

국내에서는 두 번째로 백색증(알비노) 맹꽁이가 최근 대전에서 발견됐다.


연합뉴스는 20일 문광연 한국양서파충류학회 이사가 지난 14일 대전 동구 직동 찬샘마을 맹꽁이 집단 서식지에서 흰색을 띠는 알비노 맹꽁이를 관찰했다고 보도했다.

대전 찬샘마을서 발견된 알비노 맹꽁이. 문광연 이사 제공 연합뉴스

대전 찬샘마을서 발견된 알비노 맹꽁이. 문광연 이사 제공 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

국내에서 백색증(알비노) 맹꽁이가 발견된 것은 지난 2009년에 이어 두 번째다. 맹꽁이는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2급 양서류로, 장마철에 집단으로 모여 짝짓기를 한다.


알비노는 동물의 피부, 눈 등의 멜라닌 색소가 합성되지 않아 발생하는 선천적 유전질환으로, 이번에 발견된 알비노 맹꽁이는 피부가 하얗고 눈은 붉은빛을 띠는 것으로 확인됐다.


문광연 이사에 따르면, 맹꽁이 수컷은 번식기 동안 암컷의 앞다리 뒤쪽을 껴안는 '액포형 포접' 자세를 취하는데 이 모습이 포착됐다. 야행성인 맹꽁이는 밤에 초지·습지·웅덩이에서 먹이 활동을 하며 낮에는 땅속에 들어가 쉰다. 물에 산란한 알은 1~2일이면 올챙이로 변하고 30일이면 맹꽁이 모습을 갖춘다.

맹꽁이가 많이 살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생태계가 건강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부 또한 '기후변화 생물지표종' 100종 가운데 하나로 지정해 맹꽁이의 생태를 통해 한반도 생물 다양성의 변화·취약성을 감시·예측하는데 활용하고 있다. 멸종위기의 주된 원인은 농경지 감소, 습지 개발, 도로 건설 등의 서식지 파괴와 기후변화 등이다.


짝짓기하는 알비노 맹꽁이. 문광연 이사 제공 연합뉴스

짝짓기하는 알비노 맹꽁이. 문광연 이사 제공 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

문 이사는 "맹꽁이는 평상시 땅속에 있기 때문에 땅이 오염돼도 안 되고, 물속에서 알을 낳아야 하므로 물이 오염돼도 안 될 만큼 건강한 생태계에서만 서식한다"며 "그러나 기후 위기에 따라 멸종위기종인 맹꽁이 집단 서식지 규모가 많이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어 "요즘 기후변화로 지구온난화가 심해지다 보니 대지의 물 증발량이 많아지고 대지가 마른다. 맹꽁이는 물이 고인 곳에 산란하는데 물이 마르면 알이 죽기 때문에 번식도 어려워진다"며 "맹꽁이 서식지를 살리는 것이 곧 우리 생태계를 살리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