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발표된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미흡(D) 등급을 받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유병태 사장은 올해 평가대상 87곳 가운데 유일하게 해임건의 대상에 올랐다. 지난해 이어 2년 연속 D등급을 받으면서 대상이 됐다. 관련 규정에 따라 가장 낮은 E(아주 미흡) 등급을 받거나 2년 연속 D등급을 받으면 해임건의 대상이 된다.
HUG는 2022년 발표된 평가에서 C(보통) 등급을 받았다. 이듬해,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치면 3년 연속 D등급이다. 기관장 해임건의 조치까지 내리기 위해선 가장 낮은 E 등급을 받거나 2년 연속 D등급일 경우 대상에 포함되는데 재임기간도 감안한다. 유 사장은 2023년 6월 임명돼 지난해에는 해임건의 대상은 아니었다. HUG 사장은 국토교통부 장관이 제청해 대통령이 임명한다.
유병태 사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 서울대 법대 동문으로 임명 당시 국토부장관으로 있던 원희룡 장관과는 82학번 동기다. 한국장기신용은행과 주요 신탁사에서 일하는 등 부동산금융 관련 회사에서 오래 일했다. 원래 임기는 3년으로 내년 6월까지다.
유병태 주택도시보증공사 사장이 2023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열린 한국부동산원, 주택도시보증공사 등의 국정감사에서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원본보기 아이콘HUG는 주택분양이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각종 보증 업무를 중심으로 한다. 지난해 기준 120조원에 달하는 주택도시기금 전담운용기관이기도 하다. 전세사기가 사회적 문제로 불거지면서 최근 수년 사이 재무실적이 나빠졌다. 보증금 반환보증에 가입한 임차인에게 지급하는 대위변제가 늘면서다. 지난해 순손실이 2조5000억원에 달하는 등 3년 연속 적자를 냈다.
HUG를 비롯해 국토부 산하 공공기관이 이번 경평에서 전반적으로 등급이 낮았다. 기관장 임명을 둘러싸고 정치권 내 논란이 불거졌던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와 고속철도 운영회사인 SR이 D 등급을 받았다. 둘 다 지난해보다 한 단계 떨어졌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A등급에서 C등급으로 떨어진 반면 한국공항공사는 D에서 C로 한 계단 올라섰다.
국가철도공단은 C등급에서 B등급으로, 한국철도공사는 D등급에서 C등급으로 높아졌다. 부채가 많아 평소 박한 평가를 받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지난해 C등급에 이어 이번에 B(양호) 등급으로 올라섰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이 2년 연속 A(우수)등급을, 한국도로공사는 B등급을 받았다.
경영실적평가와 별개로 중대재해가 발생한 철도공단이나 도로공사, 철도공사, LH 등의 기관장은 경고 조치를 받았다. 당기순손실을 낸 철도공사와 한국공항공사는 주요 임원 성과급이 25% 삭감되거나 자율반납을 권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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