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작은 통닭집서 국민의 "치킨 메이커" 신화…34년만에 구미 명소 된 교촌 1호점

'교촌통닭 구미 1호점'·'교촌1991로' 미디어투어
구미시와 협업해 거리 조성…총 18억원 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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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경북 구미시 송정동의 한 아파트 상가. 1991년 3월 13일, 교촌치킨의 창업주 권원강 회장이 '교촌통닭'이라는 이름으로 문을 연 10평 남짓한 매장이 34년 만에 지역 명소로 다시 태어났다. 매장 간판에는 현재의 '교촌(KyoChon)'이 아닌 옛 이름 '교촌통닭'이 그대로 걸려 있으며, 마흔 살 청년이 10평 남짓한 공간에서 치킨을 튀기던 당시를 떠올릴 수 있는 공간은 매장의 입구가 돼 손님을 맞았다. 과거의 흔적을 살리면서도 현재의 브랜드 철학을 녹여낸 이 공간은 교촌의 출발점이자 상징적 장소다. 교촌에프앤비는 이곳을 중심으로 '교촌1991로' 조성을 포함한 문화공간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19일 경상북도 구미시 송정동에 위치한 '교촌통닭 구미 1호점'. 한예주 기자

19일 경상북도 구미시 송정동에 위치한 '교촌통닭 구미 1호점'. 한예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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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촌에프앤비는 이날 '교촌통닭 구미 1호점', 교촌1991 문화거리 '교촌1991로' 미디어투어를 진행했다. 구미시는 최근 교촌통닭 1호점과 인근 구간(시외버스터미널~동아백화점, 500m)에 구미시 최초의 명예도로명 '교촌1991로'를 부여했다. 전국 1000여 개의 매장을 운영하는 치킨 프랜차이즈로 성장한 교촌치킨에겐 1호점의 의미를 다시 새길 수 있는 프로젝트다.

교촌 1991로 곳곳에는 교촌의 허니, 레드 등 메뉴를 활용한 색색의 벤치와 쉼터 등이 마련됐다. 한예주 기자

교촌 1991로 곳곳에는 교촌의 허니, 레드 등 메뉴를 활용한 색색의 벤치와 쉼터 등이 마련됐다. 한예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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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프로젝트에는 총 18억원이 투입됐다. 이 가운데 교촌에프앤비가 13억원, 구미시가 5억원을 각각 부담했다. 1년 6개월간 구미시와 협력해 추진된 이 사업은 단순한 브랜드 홍보를 넘어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목표로 한다.


임영환 전략스토어 팀장은 "사실 구미라고 하면 산업도시의 이미지가 강한데, 시에서는 구미로 여행해 오는 사람이 늘어나면 좋겠다고 말했었다"며 "1호점을 통해 구미의 관광 사업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교촌1991로는 단순한 치킨거리 조성이 아닌, 지역환경 개선 사업의 성격을 띠고 있다. 바닥 타일조차 없던 낙후된 구간에 벤치와 쉼터, 조형물 등이 새로 조성됐다. 허니소스·레드소스 등 교촌의 대표 메뉴에서 착안한 색감을 입힌 벤치, 꿀방울을 형상화한 조형물, 달걀 형태의 버스정류장 등은 지역 어르신들이 쉬어갈 수 있는 공간으로 바꿨다. 인근의 방치된 녹지공간은 '치맥공원'으로 꾸며졌고, 아파트 계단과 노후 공중화장실·지하차도도 보수됐다.

교촌1991로에 설치된 교촌 1호점의 에피소드를 청취할 수 있는 전화부스. 한예주 기자

교촌1991로에 설치된 교촌 1호점의 에피소드를 청취할 수 있는 전화부스. 한예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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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당시의 에피소드를 경험할 수 있는 공간도 눈에 띄었다. 특히, 매장과 바로 옆엔 권 회장이 창업 당시 사용했던 프라이드 차량이 절반 크기로 재현돼 전시돼 있다. "치킨이 식을까 봐 여름에도 에어컨을 켜지 않고 문을 다 닫은 채 배달했다"는 권 회장의 일화를 기념하기 위함이다.


또 다른 공간에는 114 안내원에게 교촌 번호를 인식시키기 위해 매일 전화했다는 이야기에서 착안한 '전화부스 콘텐츠'도 설치됐다. 임 팀장은 "홍보를 직접 할 수 없는 옛날엔 114에 치킨 매장을 물어보는 고객들에게 안내원들이 교촌통닭을 빨리 생각해낼 수 있도록 매일매일 114에 전화해서 교촌통닭 번호를 물어봤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구미(경북)=한예주 기자 dpwngk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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