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팔면 수십 배" 쟁여놨는데 하루만에 '반토막'…中 '라부부' 무슨일?

10~30배 오른 리셀가, 문제점으로 꼽혀
뜨거운 인기에 불법 복제 인형 '라푸푸' 등장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중국 완구기업 팝마트의 캐릭터 인형 '라부부(LABUBU)'의 중고가가 하락세를 보인다.


20일 광밍망은 "라부부의 중고 시장 거래가 50% 이상 하락했다"고 보도했다. 장난감 중고 거래사이트 데이터에 따르면 라부부 3.0(블라인드 박스 6개 포함) 가격은 1500~2800위안(약 28만7000~53만5000원)에서 650~800위안(약 12만4000~15만3000원)으로 급락했다. 일부 한정판 라부부도 4607위안(약 88만5000원)에서 2851위안(54만5000원)으로 떨어졌다.

베이징의 한 팝마트 매장서 판매되지 않는 라부부 피규어를 올려놓았다.  AFP연합뉴스.

베이징의 한 팝마트 매장서 판매되지 않는 라부부 피규어를 올려놓았다. AFP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

광밍망은 "한 판매자가 사전 예약한 제품을 1200위안(약 23만원)으로 올려놓았지만, 리셀러들은 '700위안(약 13만원) 정도면 살 것'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라부부 중고가가 하락하고 있다. 중국 웨이보.

라부부 중고가가 하락하고 있다. 중국 웨이보.

원본보기 아이콘

최근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사전 주문한 라부부 인형을 받은 이들의 사진이 많이 올라온다. 재입고 수량이 많아졌지만, 여전히 구매를 서두르는 소비자들이 많다. 하지만 과하게 오른 리셀가로 인해 일부 소비자들은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이에 팝마트는 재고 수량을 늘리고 온라인 판매를 개시하는 등 재정비를 꾀했다.

팝마트 관계자는 광밍망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라부부 시리즈가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면서 열광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면서도 "품절과 리셀 과정이 반복되면서 소비자들의 불편 사례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소비자들의 쇼핑에 불편을 끼치지 않기 위해 판매 프로세스를 재정비해 온라인 사전 판매를 공식 오픈했다"고 설명했다.

라부부와 라푸푸. 중국 웨이보.

라부부와 라푸푸. 중국 웨이보.

원본보기 아이콘

앞서 일부 소비자들은 라부부를 대량으로 구매해 재고를 쌓은 뒤 10~30배 프리미엄을 붙여 되팔았다. 하지만 최근 팝마트가 재고 물량을 늘리면서 리셀가는 자연스럽게 떨어지게 됐다. 일부 리셀러들은 중고 가격 하락으로 하루 만에 수만 위안을 잃게 된 셈이다.


'라부부'의 인기로 불법 복제 인형 '라푸푸'까지 등장했다. 라부부 판매에 실패한 소비자들은 저렴하게 라푸푸를 구매했다. 비대칭한 얼굴, 뒤틀린 손 등 때문에 "역시 정품 라부부가 낫다"는 반응도 있지만, 일부 소비자들은 '더 못생기고 웃기다'는 반응도 보인다. 광밍망은 중국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불법 복제의 인기는 위험하다"면서 "불법 복제가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정품에 대한 관심을 끌어들이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라부부는 그룹 블랙핑크의 리사와 가수 리한나 등이 SNS에 올리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중국의 한 경매 사이트에서 정가 9000위안(약 170만원)짜리 라부부 4개 세트가 2만2403위안(약 415만원)에 낙찰됐다. 일부 한정판은 리셀 시장에서 정가의 최대 20~30배에 달하는 웃돈이 붙어 거래됐다. SNS를 통해 라부부 박스 개봉, 라부부 옷 갈아입히기, 짝퉁 라부부의 못생김 경연 등 다양한 콘텐츠가 주목받고 있다.




김진선 기자 carol@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