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USA]'성장 한계' 느껴 다시 돌아온 중국…"韓, 경각심 가져야"

미중 무역 갈등 속에도 中 제약·바이오기업 대거 참가
"뒤쳐지면 격차 벌어져…우리기업도 개혁 수준 변화 필요"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2025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바이오USA)'에 중국 기업들이 돌아오면서 한국 제약·바이오업계가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개혁 수준의 변화가 없다면 앞으로 바이오 분야에서의 양국 간 격차는 더 벌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16~19일(현지시간)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2025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바이오USA)'에 부스를 마련한 중국 DNA 인코딩 화합물 라이브러리 기업 '히트젠'의 마케팅 담당자 양위씨가 바이오USA에서의 성과를 설명하고 있다. 최태원 기자

16~19일(현지시간)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2025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바이오USA)'에 부스를 마련한 중국 DNA 인코딩 화합물 라이브러리 기업 '히트젠'의 마케팅 담당자 양위씨가 바이오USA에서의 성과를 설명하고 있다. 최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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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16~19일(현지시간) 바이오USA 전시장 한가운데 위치한 중국관에는 중국 국제상공회의소와 히트젠, 디바믹스 등 총 23개의 기관·기업의 부스가 마련됐다. 당초 중국 제약바이오기업들이 미국-중국 간 갈등을 의식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바이오USA에 대거 불참할 것으로 예상됐던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중국 기업들이 바이오USA로 돌아온 배경엔 정치 갈등과 산업이 분리되는 흐름, 또한 글로벌 시장 공략 없이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인식이 확대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이유로 꼽힌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중국 시장을 바라보는 관점에 있어 정치와 산업을 분리해야 하지 않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며 "혁신 기술 투자와 외부 고급 인력 수급 면에서 중국 역시 글로벌 시장 진출이 분명히 필요한 상황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부회장은 또 "이런 맥락 속에 중국 기업들이 미·중 간 합의점을 찾지 못한 가운데도 바이오USA에 나온 것 같다"고 덧붙였다.


중국 기업들에 대한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중국 DNA 인코딩 화합물 라이브러리 기업 히트젠의 마케팅 담당자 양위 씨는 "바이오USA 기간 약 40~50건의 미팅을 진행했다. 사전 약속 없이 상담한 이들도 50명 정도"라며 "지난해보다 훨씬 많은 미팅이 잡혔고, 반응도 긍정적이다"고 전했다.

인공지능(AI) 신약개발 기업 디바믹스 관계자도 "40건 이상의 미팅을 진행했다"며 "지난해보다 더 많은 미팅을 했고, 긍정적인 반응도 많았다. 앞으로도 고객사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중국 기업들의 변화와 움직임에 우리 기업도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 부회장은 "중국이 글로벌 시장 진출에 다시 박차를 가하는 데 대해 한국 정부와 기업 모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며 "바이오산업은 한번 뒤처지면 차이가 점점 벌어진다. 조금씩 개선하는 것이 아닌 개혁과 같은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내 한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의 마켓인텔리전스 담당자도 "아직은 글로벌 정세와 미국의 정책이 한국 제약바이오업계에 유리한 상황"이라며 "이점이 있는 동안 미국 내 공장 증설 등 유리한 부분을 최대한 활용하며 경쟁력 갖출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보스톤(미국)= 최태원 기자 peaceful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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