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따라가면 누구든지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어요."
4대째 이어온 대리석 채굴기업 파우스케마블을 이끄는 수잔 모서 대표이사는 여성 작업자가 드문 석재업계에서 40년간 한우물만 판 여성 개척자로 통한다.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북유럽 최대 디자인 축제 '쓰리데이즈오브디자인(3daysofdesign)' 기간 쇼룸을 공개한 모서 대표는 19일(현지시간) 아시아경제와 인터뷰에서 다른 여성들에게도 희망을 주고 싶다며 이와 같이 말했다.
파우스케마블은 1880년대부터 노르웨이 북부, 북극권 인근 파우스케 지역에서 채굴한 천연 대리석을 판매하고 있다. 모서 대표는 "시장엔 선택할 수 있는 돌 재료만 1000가지가 넘는다"면서 "그래서 항상 '다른 사람들의 프로젝트에 어떤 가치를 더할 수 있을까'를 고민한다"고 말했다. 이어 "자재가 얼마나 오래가는지,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를 설명하고 다른 소재와 어떻게 조합해서 더 큰 디자인 안에 녹일 수 있는지를 보여주려고 노력해왔다"고 했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모서 대표는 올해 미국에 본부를 둔 천연석 협회로부터 '여성 석재 개척자상(The Women in Stone Pioneer Award)'을 받았다. 대리석 공장 밑바닥 업무부터 시작해 40년 간 한우물만 파며 지속가능성과 혁신 경영을 실천한 공로를 인정받은 것이다. 미국 밖에서 수상한 첫 사례다.
모서 대표가 20살에 처음 대리석 채굴 사업 현장에 뛰어들었을 때 여성은 자신밖에 없었다고 했다. 그는 "일터에선 계속 전화 업무만 줬는데, 그게 가장 힘들었다"며 "일감을 얻기 위해 맨날 싸워야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변화를 만들고 싶었다"면서 "고객이 아름다운 대리석 상판을 받고 매일 미소 짓는 모습을 상상하며 버텼다"고 덧붙였다.
돌을 만지는 일이 여성이 하기에는 쉽지만은 않았다고도 털어놨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일할 때 건물에 여성 화장실이 없어서 현장 최고 책임자의 개인 화장실을 몰래 쓰기도 했다. 그리스 공장에서는 여성이라고 하면 안내데스크에 앉아 있는 직원이 전부였다. 하지만 그는 아무런 거리낌 없이 작업복을 입고 나와 품질 검사와 대형 검수를 마쳤고, 여러 프로젝트를 완성했다.
모서 대표는 자신이 쌓아 올린 경험을 통해 전 세계 여성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는 40년간 돌을 만지면서 스스로에게 한계를 두지 않았던 점을 성공 요인으로 꼽았다. 그는 "한 번도 저를 '여성'이라 생각해본 적이 없다. 그냥 '인간'이라고 생각했다"면서 "'여자라서 안 돼'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모서 대표는 성공을 위해 계획과 실행이 중요하다고도 조언했다. 그는 "회사에서 돌아오면 다음 해야 할 일을 정리하고 실행해야 한다"면서 "항상 시간 계획을 잘 세워 일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또 "하루 중 자신만을 위한 시간도 반드시 있어야 한다"면서 "나만의 시간이 없으면 사람은 힘들어진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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