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MBK파트너스의 3호 블라인드 펀드를 통해 홈플러스에 투자한 자금 295억원이 전액 손실 나더라도 MBK 3호 펀드 수익은 2800억 원 이상인 것으로 파악됐다.
19일 한창민 사회민주당 의원(비례대표)은 "국민연금이 홈플러스에 투자한 295억 원이 통째로 증발하게 됐다"며 "국민연금이 사모펀드에 허투루 투자한 데 따른 것으로 국민연금이 함부로 사모펀드에 투자할 수 없도록 하는 법안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13일 MBK파트너스는 홈플러스에 대한 '회생계획 인가 전 인수합병(M&A)'이 이뤄지면 보유 중인 2조5000억 원 규모 보통주를 무상 소각해 손실을 감수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연금은 지난 2013년 MBK파트너스가 조성한 MBK 3호 블라인드 펀드에 1300억 원을 출자했고, 이 중 295억 원이 홈플러스 보통주에 투자됐다. 한 의원이 말한 295억 원이 통째로 증발하게 됐다는 것은 MBK의 홈플러스 보통주 무상 소각을 뜻하는 것이다.
하지만 사모펀드(PE) 업계에서는 "블라인드 펀드 특성상 펀드 전체 수익률을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블라인드 펀드는 한 번에 6~8개의 기업에 투자해 리스크를 분산시킨다. MBK 3호 블라인드 펀드도 홈플러스 외에 오렌지라이프, 두산공작기계, 아펙스로지스틱스, 어코디아넥스트골프, 타사키 등 7개 기업에 투자됐다.
MBK 3호 블라인드 펀드는 2조 7000억원 규모로 결성됐고, 홈플러스를 빼고도 6조원가량이 회수됐다. 약 2.2배의 수익이 난 셈이다. 국민연금이 1300억원을 투자해 2800억원가량을 회수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국민연금이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이미 지난해 말 홈플러스 보통주 가치를 0원으로 평가해 회계 처리한 바 있다. 한 PE업계 관계자는 "블라인드 펀드에 대한 투자 성과가 펀드 전체 수익률로 판가름 나는 만큼, 국민연금의 MBK 3호 펀드 투자는 성공한 셈"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국민연금은 MBK 3호 펀드 295억원과는 별개로 홈플러스 상환전환우선주(RCPS)에 5826억원을 투자했다. 현재까지 RCPS와 관련해 회수한 금액은 차환(리파이낸싱)과 배당금 수령 등을 통한 3131억원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말 기준 원금과 이자를 합해 현재 4800여억원이 남아있다.
민병덕 의원은 "국민연금은 별도 프로젝트 펀드를 통해 투자한 RCPS의 경우도 소각, 감자, 병합, 이자율 조정 등 조건 변경 가능성을 열어두고 협상 중임을 공식적으로 밝힌 바 있다"며 "이는 RCPS 투자분마저 추가 손실 위험에 노출되어 있음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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