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율 회복해도 인구감소 불가피…'향후 5~10년 골든타임' 놓치면 회복 불가

단순 출산장려 넘어 구조적 전환 시급
2039년 가임여성 834만명 불과 전망
에코붐 세대 428만명이 마지막 기회

가임가능 여성 인구가 구조적으로 급격히 줄어들고 있어, 2040년 출산율이 개선되더라도 구조적인 인구 감소 위기에 빠져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결혼 적령기에 들어선 에코세대가 한국 인구위기의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는 것이다. 단순한 출산장려 정책을 넘어선 구조적인 지원방안을 내놓는 등 새로운 지원정책이 필요하다는 제안이 나왔다.


19일 국회 미래연구원이 제시한 '우리나라 인구구조 현황과 문제점'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기준 0.75명으로 세계 유일의 0명대 합계출산율(한 여자가 가임기간인 15~49세에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을 기록 중인 우리나라는 1명대로 합계출산율이 높아져도 가임가능 인구 자체가 줄어 실제 출생하는 아이 수가 20만명대에 머무는 구조적 위기 상황에 직면한 것으로 분석했다. OECD 국가 중 유일하게 합계출산율 1명 미만을 기록 중인 상황으로, OECD 평균 1.43명의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다.

통계청의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합계출산율이 2025년 0.65명까지 하락한 후 점진적으로 반등해 2040년이 돼서야 합계출산율이 1.05명으로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합계출산율이 회복되더라도 가임여성 인구수 자체가 줄어 신생아 숫자는 늘지 않는 상황에 직면한 것으로 분석됐다. 2003년 기준으로 가임여성 인구는 1376만명이었지만 지속적으로 감소해 2023년 1200만명으로 줄었다. 합계출산율 1명이 회복되는 시점으로 예상되는 2039년의 경우 현재보다 가임여성 인구가 75% 수준인 834만명이다. 따라서 합계출산율 자체가 회복되더라도 2039년 출생하는 아이는 23만4000명 정도에 그친다.


다만 보고서에 따르면 인구위기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기회가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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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베이비붐 세대(1964-1974년생)의 자녀인 에코붐 세대(1991-1996년생)가 결혼 적령기에 접어든 것이 현재 인구위기의 마지막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428만명에 달하는 이들 세대가 향후 5~10년간 출산 등에 있어 어떤 결정을 하느냐가 향후 한국의 인구구조를 바꿀 수 있는 변수라는 것이다. 보고서는 이 시기를 '골든타임'이라고 표현하며, 이 기회를 놓치면 이후 회복이 매우 어려워진다고 경고했다.


미래연구원 연구진은 인구구조 변화와 관련해 "단순한 출산장려 정책으로는 인구구조가 가진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근본적인 정책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출산 의향 확대를 위해서는 경제적, 제도적, 문화적 요인을 고려한 통합적 접근이 필요하며, 사회문화적 변화에 발맞춘 혼인·가족 제도의 유연한 개편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와 관련해 경제적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출산 의향이 낮아지는 경향이 있으므로 사회 전반적인 소득 수준 제고와 일자리 안정 등 경제적 안정 기반 조성 및 성장 전략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육아휴직제도 등 일·가정 양립을 실현하는 종합 정책 패키지와 남성의 돌봄 확대, 비혼 출산 등 다양한 가족 형태를 포용할 수 있도록 제도적 틀을 유연화할 것도 주장했다.


한편 이와 별개로 초고령사회에 대한 대비도 이뤄져야 한다고 봤다. 이를 위해 연구진은 "중·고령 노동자 활용을 위한 계속고용 정책, 양질의 비정규직 일자리, 맞춤형 일자리 마련 등 중·고령 일자리 정책을 재설계해야 한다"고 봤다. 아울러 경력단절 등 구조적 문제로 인한 생산가능연령대(15-64세) 여성의 노동시장 이탈 최소화 및 여성 노동시장 진입 극대화와 이민 혹은 외국인 노동자를 통한 노동 공급 확충안 수립이 필요하다고 봤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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