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향, 팔순 맞은 재독 작독가 박영희 위한 무대

'여인아 왜 우느냐? 누구를 찾느냐?' 연주
'예수 무덤 앞 마리아'에서 영감 얻어 작곡

서울시립교향악단(서울시향)이 19~20일 정기연주회에서 올해 팔순을 맞은 재독 한국인 작곡가 박영희를 위한 무대를 선보인다.


서울시향은 19일 롯데콘서트홀, 20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개최하는 정기연주회에서 첫 곡으로 박영희의 '여인아 왜 우느냐? 누구를 찾느냐?'를 연주한다.

박영희는 1974년 독일로 유학해 유럽 현대음악에 뚜렷한 족적을 남겼다. 독일어권 최초의 여성 작곡가 교수이며 2020년 베를린 예술대상 음악 부문을 수상했다. 베를린 예술대상 최초의 동양인 수상이자 음악 부문 최초의 여성 수상자로 기록됐다. 2022년에는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독일음악위원회 명예회원에 위촉됐다.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도나우에싱엔 현대음악제로부터 작품을 위촉받기도 했다.


'여인아 왜 우느냐? 누구를 찾느냐?'는 예수의 무덤 앞에서 슬퍼하는 막달라 마리아가 부활한 예수를 만나는 성경의 사건을 기반으로 한 곡이다. 심적 고통으로 울부짖는 사람들에게 위로를 건네며, 비탄에서 부활의 기쁨과 감동으로 전환되는 변화를 섬세하고 깊이 있게 그려낸다.


얍 판 츠베덴 음악감독이 이번 연주회 지휘봉을 잡는다.

얍 판 츠베덴 서울시향 음악감독   [사진 제공= 서울시향]

얍 판 츠베덴 서울시향 음악감독 [사진 제공= 서울시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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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곡 벤저민 브리튼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2022년 서울시향 올해의 음악가로 활동한 바이올리니스트 아우구스틴 하델리히가 협연한다. 전쟁 상황의 긴장감과 비극적인 심정이 깔려있는 한편 다채로운 멜로디가 돋보이는 곡으로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일 때 초연됐다. 1, 3악장은 서정적이며 2악장은 격정적이고 날카롭다. 파사칼리아를 바탕으로 변주를 거듭해 기교적으로 어려운 곡이다.

하델리히는 이탈리아 출신으로 2006년 인디애나폴리스 바이올린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국제 무대에 이름을 알렸다. 클래식 음악 온라인 잡지인 '바흐트랙'에서 지난해까지 2년 연속 세계에서 가장 바쁜 바이올리니스트 1위에 선정됐다. 현재 드레스덴 필하모닉의 상주 음악가로 활동하고 있다.

바이올리니스트 아우구스틴 하델리히   [사진 제공= 서울시향, (c)Suxiao Yang]

바이올리니스트 아우구스틴 하델리히 [사진 제공= 서울시향, (c)Suxiao Y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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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델리히는 브리튼 협주곡에 대해 "20년 전에 이 곡을 처음 들었다. 강렬한 감정과 부드러운 서정성에 매료됐고, 수수께끼 같은 결말에 흥미를 느꼈다. 브리튼은 젊은 열정 속에서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 확장된 바이올린 기법을 곡에 집어넣었다. 어떤 구간은 연주가 거의 불가능할 정도"라고 작품을 소개했다.


2부에서는 브람스의 교향곡 4번을 연주한다. 브람스가 고대 그리스의 소포클레스 비극에서 영감을 받아 작곡했다. 고독과 슬픔, 비극 등 부정적이고 내밀한 감정이 가득하며, 바흐가 즐겨 사용한 파스칼리아를 도입하는 등 독자적인 교향곡 양식을 보여준다. 비애가 어려 있는 1악장에 이어 어두움과 경건한 분위기가 공존하는 2악장, 밝고 화려한 색채로 브람스의 스케르초가 잘 드러나는 3악장, 파사칼리아 형식을 사용한 4악장은 강렬한 코다로 마무리된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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