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이 미국 휴머노이드 로봇 스타트업 피규어AI에 카메라 모듈을 공급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공급이 성사되면 LG이노텍이 로봇용 카메라 모듈 시장에 본격 진출하는 첫 사례가 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LG이노텍은 피규어AI가 개발한 인간형 로봇에 탑재될 카메라 모듈에 대해 물량과 가격 조건을 조율 중이다. 공급 시점은 내년 초가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규어AI는 2022년 설립된 로봇 전문기업으로, 엔비디아와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 등 글로벌 대기업이 투자자로 참여했다. 테슬라와 보스턴 다이내믹스 출신 엔지니어들이 개발진에 합류해 주목을 받고 있으며, 최근에는 자동차 조립을 위한 최신 휴머노이드 '피규어02'를 BMW 공장에서 시범 운영한 바 있다. 현재 피규어AI의 기업가치는 약 395억달러(약 54조원)로 평가된다.
LG이노텍은 피규어AI와의 공급 논의 외에도 휴머노이드 사업 전반에서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올해 1월 열린 CES 2025에서 엔비디아 젠슨 황 최고경영자의 기조연설에 등장한 14개 휴머노이드 업체 중 절반 이상이 LG이노텍과 협력 관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업체에는 보스턴 다이내믹스, 어질리티 로보틱스, 유니트리, 앱트로닉, 생츄어리AI 등이 포함된다.
특히 LG이노텍은 지난 5월 보스턴 다이내믹스와 공동으로 비전 센싱 시스템 개발 협약을 맺고, 차세대 로봇 '아틀라스'에 적용할 기술을 준비 중이다.
문혁수 LG이노텍 대표는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 후 "내년 휴머노이드 로봇 사업에 들어갈 부품의 양산 준비를 하고 있다"며 "유력 기업과의 협력 소식을 조만간 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LG이노텍 측은 피규어AI와의 공급 계약 여부에 대해 "고객사 관련 내용은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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