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증시의 3대 지수가 18일(현지시간) 보합권에서 혼조세로 마감했다. 이날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동결, 올해 금리 인하 전망을 두 차례로 유지한 가운데 시장은 뚜렷한 방향성을 보이지 않았다. 다만 제롬 파월 Fed 의장이 관세발(發) 인플레이션 가능성을 경고한 이후 S&P500 지수는 상승폭을 반납, 하락세로 장을 마쳤다.
이날 뉴욕 주식시장에서 블루칩 중심의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4.14포인트(0.1%) 하락한 4만2171.66에 장을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1.85포인트(0.03%) 내린 5980.87,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25.18포인트(0.13%) 오른 1만9546.27에 거래를 마쳤다.
투자자들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에 주목했다. Fed는 이날 연방기금금리를 연 4.25~4.5%로 유지하기로 만장일치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기준금리 전망과 관련해 Fed는 올해 두 차례 인하 가능성을 유지했다. 이날 공개한 새로운 점도표에서 올해 말 금리 전망치 중앙값은 종전과 같은 3.9%로 제시했다. 이는 현재 금리인 연 4.25~4.5%에서 0.25%포인트씩 두 차례 인하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다만 2026년과 2027년 연말 금리 전망치 중앙값은 각각 3.6%, 3.4%로 지난 3월의 3.4%, 3.1% 보다 상향 조정됐다. 이는 내년과 후년 금리 인하가 각각 한 차례에 그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내년 이후 금리 인하 전망을 조정한 점에서 드러나듯, Fed는 이번에 함께 발표한 경제전망요약(SEP)에서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한층 더 커졌다고 봤다. Fed는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을 기존 1.7%에서 1.4%로 낮췄다. 2026년은 0.2%포인트 낮춘 1.6%로 하향했고, 2027년은 기존과 같은 1.8%로 유지했다. 물가 상승률 전망도 상향했다. Fed가 가장 중시하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기준으로 올해 전망치는 기존 2.8%에서 3.1%로 조정됐다. 2026년과 2027년 전망치도 각각 2.4%, 2.1%로 종전 대비 0.2%포인트, 0.1%포인트씩 올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관세 정책 등으로 인해 물가는 오르고 성장률은 둔화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Fed의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파월 의장도 FOMC 정례회의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관세 인상은 물가를 상승시키고 경제활동에 부담을 초래한다"며 "향후 몇 달 안에 상당한 수준의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관세 효과의 규모나 지속 기간, 반영 시점 등 모든 것이 매우 불확실하다"며 "우리는 정책을 조정하기 전, 당분간은 향후 경제 흐름에 대해 더 많은 정보를 파악하기 위해 기다리기에 좋은 위치에 있다"고 밝혀 신중한 통화완화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Fed가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짙어졌다고 보면서도 올해 금리 인하 전망을 두 차례로 유지한 것을 놓고 시장은 다소 엇갈린 신호로 해석했다. 이에 월가 일각에선 올해 금리 인하가 한 차례에 그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프린시플 에셋 매니지먼트의 시마 샤 글로벌 수석 전략가는 "경제 전망이 여전히 매우 큰 불확실성에 쌓여 Fed가 향후 상황을 확신하지 못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며 "Fed는 4분기 말까지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되며 올해 0.25%포인트 한 차례만 인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동 갈등 사태에도 투자자들의 이목이 쏠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취재진과 만나 이란이 협상을 위해 접촉해왔다며 "너무 늦은 일은 없다"고 협상 가능성을 열어 뒀다. 미국의 이란 직접 공격 가능성에는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중재 의사를 내비쳤다는 점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으로 엿새째 이어지는 이란과 이스라엘의 무력 충돌이 진정될 수 있다는 낙관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호라이즌 인베스트먼트의 재커리 힐 포트폴리오 매니지먼트 수석은 "시장은 지정학적 위험을 간과하길 원하고 있다"며 "역사적으로 이는 옳은 결정이었고, 오늘날까지 우리를 움직이는 힘"이라고 말했다.
국제유가는 상승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일보다 0.3달러(0.4%) 오른 배럴당 75.14달러, 글로벌 원유 가격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는 전일 대비 0.25달러(0.3%) 상승한 배럴당 76.7달러에 마감했다.
종목별로는 US스틸이 일본제철에 완전히 인수되면서 거래가 중단됐다. 테슬라는 1.82% 올랐고 엔비디아는 0.94% 상승했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1.83% 내렸다.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는 0.21% 하락했다.
국채 금리는 보합세다. 글로벌 채권 금리 벤치마크인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4.39%,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3.94%로 전일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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