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5일 오후 4시 서울 강남구 신사동 케이옥션 본사에서 개최되는 6월 경매에는 박수근의 '노상'을 비롯해 총 90점, 약 83억원 상당의 작품이 출품된다.
국민화가 박수근은 일상과 자연, 인물의 단순화된 형태와 투박한 질감으로 한국 근대 구상미술의 정수를 보여준다. 이번 경매 출품작 '노상'은 1960년대에 제작된 그의 대표 연작 중 하나로 노상에 나란히 앉아 있는 두 여성과 한 여성의 품에 안긴 아기의 모습이 단순한 선과 형태로 표현됐다. 대상을 꾸미지 않고 사실적으로 포착한 이 장면은 박수근 특유의 관찰력과 따뜻한 공감의 시선을 드러낸다. 추정가는 별도문의나 7억원에 경매를 시작할 예정이다. 이 외에 한국 구상미술을 이끌었던 주요 작가들(천경자, 장욱진, 도상봉, 김인승, 박고석)의 작품도 출품 목록에 올랐다.
또한 이번 경매에는 한국 현대미술사에서 실험정신의 구심점 역할을 했던 한국아방가르드협회(AG 그룹) 소속 작가들(하종현, 이건용, 서승원, 이강소, 심문섭, 최명영)의 작품이 대거 출품됐다.
'한국아방가르드 협회'(AG)는 1969년부터 1975년까지 활동했던 진취적인 예술 그룹으로, 1960년대 후반 미술 운동의 정점이자 1970년대 예술 실천의 전조가 됐다. AG는 한국 최초로 미술가들과 평론가들이 참여해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잡지 발행과 전시를 병행한 조직적 예술 운동으로 평가받는다.
하종현은 배압법 등 비전통적 기법으로 평면의 물질성과 노동의 흔적을 실험했고, 이건용은 신체와 공간, 관람자의 관계를 탐구한 행위미술의 선구자이다. 서승원은 '동시성' 개념 아래 한국적 감수성과 기하학적 추상을 결합한 독창적 회화를 확립했으며, 이강소는 자유로운 붓질과 즉흥적 화면으로 존재의 찰나와 부유하는 세계를 시각화했다. 또 심문섭은 자연의 순환성과 물질의 현전성을 조형적으로 탐구하며 현대 조각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최명영은 평면성과 단색의 반복을 통해 회화의 본질과 조형적 울림을 극한까지 밀고 나가는 작업을 했다.
케이옥션 관계자는 "짧지만 강렬한 궤적을 남긴 한국아방가르드협회의 작가들의 작품이 경매에 꾸준히 출품되는 것은 한국 현대 미술시장에서 실험 미술에 대한 재평가가 본격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며, 이들 작가의 작품이 꾸준히 거래되는 것은 수집가들의 안목이 성숙해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해외 미술 부문에는 야요이 쿠사마의 'Hat'(4억5000만~8억원), 제프 쿤스의 'Encased-Five Rows'(5억1000만~20억원), 타카시 무라카미의 'An Homage to Yves Klein'(4~7억원), 데미안 허스트 'Melamine'(1억8000만~3억원), 우고 론디노네의 'Small Blue White Red Mountain'(8000만~1억3000만원), 앤디 워홀의 'Campbell's Soup II'(5500만~1억원), 앙헬레스 아그렐라의 'Cornelia '(1500~3000만원), 미셸 들루크루아 'Musiciens de rue(Street musicians)'(2500~6000만원) 등이 출품된다.
경매 출품작을 경매 전 직접 볼 수 있는 프리뷰는 오는 25일까지 케이옥션 전시장에서 열린다. 프리뷰 기간 중 전시장은 무휴로 운영되며 작품 관람은 예약 없이 무료로 가능하다. 경매 참여를 원하는 경우 케이옥션 회원으로 가입한 후 서면이나 현장 응찰, 전화 또는 온라인 라이브 응찰을 통해 참여할 수 있다. 경매가 열리는 25일 당일은 회원가입 여부와 관계없이 누구나 경매 참관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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