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시장도 '조·방·원' 전성시대

조선·방산·원자력 관련 ETF 가파른 성장
높은 수익률 앞세워 시중자금 끌어 모아
중국 AI 관련 산업에 투자하는 ETF 신규 출시

국내 주식시장에서 조선·방산·원자력(조·방·원) 관련주가 주도주 역할을 하는 가운데 관련 상장지수펀드(ETF)가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시중 자금까지 몰리면서 순자산 총액 1조원을 넘어서는 대형 ETF로 자리 잡고 있다.


1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PLUS K방산 ETF' 순자산 총액은 2023년 1월5일 상장한 이후 최초로 1조원을 돌파했다. 올 들어 7308억원 증가하면서 16일 기준으로 순자산 1조417억원을 기록했다. 한화자산운용이 선보인 ETF 가운데 처음으로 순자산 총액 1조원을 넘겼다.

이 ETF의 올 들어 16일까지 수익률은 172.5%에 달한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22.8% 올랐다. 개인이 집중적으로 사들이면서 누적 순매수 규모가 1348억원에 달한다.


최영진 한화자산운용 전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란과 이스라엘 간 무력 충돌 등 세계 곳곳이 잠재적 분쟁 지대로 변했다"며 "국내 방위산업 성장은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국제 질서의 구조적 변화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화자산운용 임직원이 'PLUS K방산 ETF' 순자산 총액이 1조원을 돌파한 것을 기념하며 사진 촬영하고 있다.

한화자산운용 임직원이 'PLUS K방산 ETF' 순자산 총액이 1조원을 돌파한 것을 기념하며 사진 촬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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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자산운용이 2023년 10월 출시한 'SOL 조선TOP3플러스 ETF'도 최근 순자산 1조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말 4800억원에서 2배 이상 성장했다. 수익률은 올해 들어 77.5%를 기록했다. 상장 이후 누적수익률은 196.8%에 달한다.

이 ETF는 주요 조선사의 흑자 전환과 함께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지난 한해 수익률 60.8%를 기록하며 국내 주식형 ETF 가운데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9.63% 하락했다.


김정현 신한자산운용 ETF사업총괄본부장은 "국내 주요 조선사와 미국의 협력 강화, 특수선 수요 증가 등 호재가 더해지고 있다"며 "국내 조선업종의 중장기 성장 전망을 투자자들이 공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원자력 관련 ETF도 인기를 끌고 있다. 'HANARO 원자력 아이셀렉트(iSelect) ETF' 순자산 총액은 지난달 26일 1000원을 넘어선 지 3주 만에 2000억원을 돌파했다. NH-아문디(Amundi) 자산운용이 출시한 이 ETF는 두산에너빌리티, 현대건설, LS 일렉트릭, 한국전력, HD현대일렉트릭, 효성중공업 등 국내 주요 20개 원자력 관련 업체에 투자한다. 16일 기준 6개월 수익률은 90.2%로 집계했다.


김승철 NH-Amundi자산운용 ETF투자본부장은 "전 세계적인 인공지능(AI) 투자로 촉발된 원자력발전 투자는 앞으로 수년 이상 이어질 흐름"이라며 "최근 국내 원자력 관련 상장사에 대한 실적 전망치를 빠르게 상향 조정하고 있어 밸류에이션 부담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ETF 시장 규모는 200조원을 돌파했다. ETF 순자산총액은 2023년 6월 100조원을 달성한 지 2년 만에 2배 성장했다. 주요 ETF 운용사가 투자자가 원하는 상품을 발 빠르게 출시한 결과다. 국내 자산운용업계는 최근 중국과 홍콩의 AI 관련 기업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ETF를 잇달아 출시했다. 정의현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본부장은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정책 지원과 적극적인 기술 투자를 바탕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보유한 기업이 두각을 보이고 있다"며 "AI 밸류체인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플랫폼 기업과 AI 서비스 기업에 주목할 때"라고 말했다.





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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