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에어인디아 여객기 추락 사고 당시 장면을 촬영한 10대가 트라우마로 인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6일(현지시간) 인도매체 타임즈오브인디아 등에 따르면 에어인디아 여객기 추락 사고를 우연히 촬영한 17세 소년 아리안 아사리는 정신적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사고가 발생한 지역인 인도 서부 아메다바드를 떠나 고향인 아라발리 지역으로 돌아갔다.
지난 12일 아사리는 교과서를 사기 위해 아메다바드에 도착했다. 이날 낮 12시30분쯤 아버지의 거주지에 도착한 후 건물 옥상에 올라갔다가 머리 위로 비행기가 낮게 날아가는 장면을 목격, 이를 촬영했다. 그는 "비행기가 낮게 나는 모습을 처음 봐 호기심에 영상을 찍고 있었다"며 "착륙하는 줄 알았는데 갑자기 추락해 눈앞에서 폭발했다. 끔찍했다"고 말했다.
아리안은 찍은 영상을 친구 몇 명에게 보냈는데, 이 영상은 곧 순식간에 전세계로 퍼졌다. 이후 수많은 언론 매체들이 아리안에게 인터뷰 요청을 하는가 하면 현지 경찰도 아리안에게 사건과 관련한 진술을 요청하면서 아리안은 극심한 불안을 호소하기 시작했다. 아리안이 촬영한 이 영상은 추락 원인을 조사하는 조사관들에게 중요한 단서가 됐지만, 아리안에게는 트라우마를 남긴 것이다.
아리안의 가족은 "아들은 너무 무서워서 휴대전화 사용을 중단했다"며 "이미 큰 충격을 받은 상태였기 때문에 고향으로 돌려보낼 수밖에 없었다"고 BBC에 전했다. 그러면서 "아리안은 평소 상공을 나는 비행기를 보는 것을 좋아했지만 다시 하늘에서 비행기를 찾으려고 하지는 않을 것 같다"며 "또 비행기는 절대 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12일 오후 1시 38분께 아메다바드 사르다르 발라바이 파텔 국제공항에서 영국 런던으로 출발한 AI171편 여객기는 이륙한 지 30초 만에 추락했다. 이 사고로 사망자 수는 현재까지 최소 270명으로 나타났다. 여객기 탑승자 242명 가운데 생존자는 인도 출신 영국인 1명뿐이다. 여객기가 국립 B.J 의대 기숙사로 추락하면서 지상에서도 희생자가 발생했다.
인도 당국은 조종사들의 음성 기록과 비행 데이터 기록이 담긴 블랙박스와 잔해 등을 토대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아직 정확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항공 전문가들은 추락 원인으로 엔진 성능 저하를 비롯해 날개 설정 문제나 이륙 직후 접히지 않은 착륙 장치 등을 지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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