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IB투자 는 국내 벤처캐피털(VC) 중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1세대 VC이다. 1974년 설립 이후 50여년간 쌓은 투자 노하우를 바탕으로 독보적인 포트폴리오 및 회수(엑시트, Exit) 성과를 구축했다. 특히 인공지능(AI) 딥테크, 바이오·헬스케어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여기에 '스타트업의 성지'로 꼽히는 미국에 발 빠르게 진출해 누적 19개 포트폴리오 기업을 나스닥에 상장하는 성과까지 거뒀다.
아주IB투자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전액 출자로 설립된 한국기술진흥주식회사에서 출발했다. 공기업 민영화가 추진되던 2008년 아주그룹에 편입돼 지금의 사명을 갖게 됐다. 2018년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현재 최대주주는 주식회사 아주(60.47%)이고, KIST도 7.17%의 지분을 들고 있다.
1999년 아주IB에 합류한 김지원 대표가 2015년부터 대표직을 수행하고 있다. 이 기간 아주IB는 창업을 지원하는 액셀러레이터(AC) 사업, 데스밸리에 투자해주는 VC 사업, 신규 사업을 확장해 바이아웃 등 인수합병(M&A)을 하는 사모펀드 운용사(PE) 사업 등을 모두 할 수 있도록 내부 시스템을 갖췄다.
총 운용자산(AUM)은 2023년 2조원을 돌파했다. 2009년부터 올해 3월까지 43개 펀드를 청산했는데, VC 펀드 25개의 내부수익률(IRR)은 19.1%에 달한다. 출범 이후 200개 이상의 포트폴리오 기업이 코스닥에 입성했다. 최근 대표적인 투자 성공사례는 전기차 배터리 열관리 소재 전문 기업 ' 나노팀 '이다. 아주IB는 당초 30억원을 투자해 2023년 일부 차익을 실현하는 과정에서 약 30배의 압도적인 멀티플(배수)을 기록했다.
다만 올해 1분기 실적은 당기순이익 8억원을 기록하며 주춤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고율 관세 정책 등 대외 변수로 인한 국내외 증시 약세와 보유 투자자산 가치 하락이 수익성 둔화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2분기부터는 운용자산(AUM) 확대와 성과보수 수익 극대화로 유의미한 실적 반등을 끌어낼 계획이다. VC 부문에선 1820억원 규모의 '아주좋은벤처펀드3.0'이 지난 17일 자로 1차 결성을 완료했다. 2차 클로징을 통해 최종 결성 규모는 200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PE 부문에서도 2500억원 이상 규모의 '아주좋은제4호PEF' 결성이 진행되고 있다. 1570억원의 투자 확약을 받은 상황이다. 추가 출자를 확보하면, 1차 결성 규모는 2500억원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상장한 포트폴리오 종목의 주가도 바이오를 중심으로 반등 추세다. 대표적인 종목으로는 장기 지속형주사제 플랫폼을 개발하는 인벤티지랩 이 있다. 이 회사 주가는 지난 3월 말 1만3500원에서 지난 18일 종가 기준 4만2900원까지 약 218% 상승했다. 최근 비만약 열풍 속에서 자체 플랫폼 기술을 활용해 경구용 비만치료제의 약물 지속 기간을 7일까지 연장하는 성과를 발표하며 주목받았다. 아주IB는 1.09%가량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지난달 9일 신규 상장한 차세대 재생 치료제 개발 전문기업 ' 오가노이드사이언스 '(아주IB 측 지분은 7.65%)는 지난 18일 공모가 2만1000원 대비 40% 높은 2만9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아주IB는 이외에도 리보핵산(RNA) 기반 신약 개발 기업 ' 올릭스 ', 단백질 신약 연구개발 바이오벤처 ' 지아이이노베이션 ' 등 상장 포트폴리오에 대해 지분 회수 최적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아주IB 관계자는 "최근 공모주 시장이 점차 회복세"라며 "특히 바이오 기업공개(IPO) 시장의 분위기가 개선되고 있는 만큼, 아주IB의 상장 예정 포트폴리오 역시 의미 있는 회수 성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하반기 IPO 기대주에도 투자자 관심이 쏠린다. 우선 K뷰티 기업에 원료를 개발·납품하는 '지에프씨생명과학'이 이달 말 코스닥 이전 상장을 앞뒀다. 단백질 간 상호작용 기반 바이오마커 개발 및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로티나'도 조만간 수요예측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산화탄소 포집 및 활용(CUU) 분야 전문기업 '빅텍스', 진단키트 제조사 '젠바디'는 현재 상장예비심사 청구를 완료한 상태다. 또한 '야놀자'가 포함된 '아주좋은PEF', '나노팀'이 포함된 '아주좋은그로쓰2호펀드' 등 성과보수 수익이 발생하는 펀드를 중심으로 회수 전략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나스닥 상장을 추진 중인 숙박·여행 플랫폼 기업 야놀자는 목표 기업가치인 10조원 이상을 달성하기 위해 내년 이후로 상장을 연기했는데, 아주IB의 잔여 투자원금은 350억여원으로 알려졌다.
한편 미국 내 투자도 본격적인 결실을 보고 있다. 현지에서 투자한 기업 중 19개사가 나스닥 입성에 성공했다. 보스턴 법인인 솔라스타벤처스(Solasta Ventures)가 바이오 기업에, 실리콘밸리 사무소인 솔라스타넥서스(Solasta Nexus)가 AI·로봇·클라우드·자율주행 등 첨단기술 기업에 각각 중점 투자하는 구조다. 솔라스타넥서스는 3분기 법인전환 예정이다. 아주IB는 2023년 솔라스타벤처스를 통해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하고,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에 투자한 바 있다.
아주IB 관계자는 "솔라스타넥서스 프론티어 테크 펀드를 500억원 규모로 결성을 추진 중이며, 현재 출자자(LP) 모집이 진행되고 있다"며 "이 펀드는 AI, 디지털전환(DX), 로보틱스(Robotics)에 중점 투자하고, 지속 가능·우주·기후 기술 등 신사업 분야 기업에도 투자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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