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 중인 이재명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첫 정상회담을 하고 "작은 의견 차이가 있지만 그런 차이를 넘어서서 한국과 일본이 여러 면에서 서로 협력하고 서로 도움 되는 관계로 발전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한일) 관계를 가깝고도 먼 나라라고 한다"면서 "마치 앞마당을 같이 쓰는 이웃집처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고 말했다. 한일 정상회담은 이 대통령 취임 이후 14일 만으로, 지난 정부와 비교할 때 이른 시기에 이뤄졌다. 한국 측에서 위성락 국가안보실장과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이 배석했다.
한일 정상은 30분 동안 진행된 이번 회담에서 국제정세 악화에 대한 우려에 공감하면서 북한 문제를 포함한 여러 지정학적 위기 대응을 위해 한·미·일 공조를 지속 유지·발전하고 한일 간에도 협력을 심화하자고 했다. 특히 양 정상은 지난 9일에 이어 '셔틀외교 재개'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했다. 이 대통령은 "국제 통상환경이나 국제관계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어 가까운 관계에 있고 보완적 관계에 있는 만큼 많은 부분에서 협력하면 서로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이시바 총리는 "일본 TV 방송에서 매일 나와 처음 뵙는 거 같지 않다"면서 올해는 국교 정상화 60주년인 대단히 기념비적인 해"라고 운을 뗐다. 이시바 총리는 특히 "오늘 G7 정상회의에서 논의가 됐습니다만 국제 정세는 정말 대단히 엄중해지고 있다고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통령님과 저 그리고 정부 간, 기업 간뿐만 아니라 국민 간 교류도 60주년을 계기로 더 많이 활성화되기를 저는 진심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위 실장은 한일 정상회담 성과와 관련해 "이시바 총리와는 지난주 통화에 이어 처음 만났다. 취임 후 첫 한일 정상회담"이라며 "올해가 수교 60주년으로 양 정상은 산업 공급망과 문화 인적 교류를 비롯해 제반 분야의 협력 의지를 다졌다"고 설명했다.
위 실장은 "격변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협력이 중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면서 "한반도 정세도 공유했고, 새롭게 다가올 60년은 미래지향적 관계를 공고히 해나가자는 데 뜻을 같이했다"고 전했다.
한일 정상회담이 역대 정부의 출범 당시와 비교해 이른 시기에 성사됐다는 점은 눈여겨볼 부분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취임한 다음 날인 2022년 6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해 기시다 후미오 당시 일본 총리와 다자 간 만찬에서 만나기는 했으나 정식 정상회담은 취임 후 4개월이 흐른 2022년 9월 뉴욕에서 성사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 취임 1년이 지난 뒤인 2014년 3월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아베 신조 당시 일본 총리와 처음 만났고, 양자회담은 2015년 11월에서야 이뤄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새 정부가 들어섰기 때문에 대일정책이 어떤 방향으로 갈지, 한일관계가 어떻게 될지 여러 관심과 의문이 있을 수 있는데 정상통화가 원만히 됐고 오늘 회담도 좋은 분위기에서 우호적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한일관계가 여전히 협력관계를 향해 나아간다는 명확한 시그널이 주어졌다"면서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눴고 서로의 방문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견해를 표명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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