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에 대해 "이스라엘이 우리 모두를 위해 하는 더러운 일"이라고 표현했다. 17일(현지시간) 연합뉴스는 캐나다에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 중인 메르츠 총리가 이날 ZDF·ARD 방송과 벨트 TV 등 독일 매체 인터뷰에서 "이스라엘군과 정부가 (공습을) 실행할 결단을 내린 데 최대한의 존중을 표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메르츠 총리는 이날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이 결단하지 않았다면) 우리는 이란 정권의 테러를 몇 달, 몇 년 더 봐야 했을 것"이라며 "심지어 핵무기를 손에 넣었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이란 정권이 협상 테이블로 돌아올 준비가 됐다면 군사적 개입이 더 필요 없다"며 "그렇지 않으면 이란 핵무기 프로그램의 완전한 파괴가 의제에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나아가 메르츠 총리는 이스라엘군은 무기 부족으로 임무를 마칠 수 없고 필요한 무기는 미국이 갖고 있다며 사실상 미국의 군사개입을 촉구했다. 그는 미국의 군사적 개입 가능성을 논의했지만, 미국 정부가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결정은 머지않은 미래에 내려질 것"이라며 "이란 정권이 협상 테이블로 돌아올 준비가 얼마나 돼 있는지에 달렸다"고 말했다. 메르츠 총리는 이란 정권이 몹시 약해졌고 이스라엘의 공습 이전으로 돌아가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대화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이스라엘은 끝까지 길을 갈 것"이라며 "이 정권이 종식되면 좋겠다"고도 말했다.
한편, 이스라엘과 이란의 무력 충돌이 격화하는 가운데 메르츠 독일 총리와 달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군사 행동으로 이란 정권을 교체하는 시도에 반대하며 외교적 해결을 촉구했다. 이날 캐나다 앨버타주 캐내내스키스에서 열린 G7 정상회의에서 기자들과 만난 마크롱 대통령은 "우리는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하는 것을 원치 않지만, 군사 공격을 통한 정권 교체는 가장 큰 실수가 될 수 있다"며 "그러한 접근은 중동에 더 큰 혼란을 불러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가능한 한 신속하게 협상을 재개해 이란의 핵과 탄도 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한 명확한 방향을 다시 설정하는 것"이며, "이란의 핵 프로그램이 다시 국제사회의 감독하에 놓여야 하며 탄도 미사일 무기고도 축소돼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에너지 인프라 파괴나 민간인 피해, 정권 붕괴로 이어질 수 있는 군사적 시도에는 명확히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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