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한 유명 가구 기업이 근무 중 거울을 보거나 간식을 먹는 등 직원들의 사소한 행동에도 벌금을 부과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되고 있다. 현지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직장이 아니라 감옥"이라는 비판이 쏟아졌고 일각에서는 불매 운동 조짐도 일고 있다.
17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논란이 된 기업은 광둥성에 본사를 둔 가구 제조 대기업 '만와(Man Wah) 그룹'이다. 이 회사는 약 2만7000명의 직원을 고용 중이며 중국 내에서도 손꼽히는 가구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해당 기업은 최근 내부에 강도 높은 규정을 도입했다. 규정에 따르면 근무 중 거울을 보거나 간식을 먹을 경우, 당사자는 물론 소속 관리자에게도 벌금이 부과된다. 직원 본인에게는 2000위안(약 37만원), 직속 상사는 1000위안(약 19만원), 해당 부서장은 500위안(약 9만원)의 벌금이 부과된다.
이뿐만이 아니다. 퇴근 후 회사 컴퓨터를 끄지 않은 경우에도 100위안(약 2만원)의 벌금을 내야 하며 근무지를 3회 이상 무단으로 이탈할 경우 급여에서 2000위안(약 37만원)이 감봉된다. 회사 측은 이러한 제재 조치에 대해 "업무 효율성과 팀 관리력 강화를 위한 조치"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현지 여론은 싸늘하다.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이 정도면 직장이 아니라 감옥"이라며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한 누리꾼은 "벌금으로 회사를 운영하는 게 신경질 날 정도로 비상식적이다"고 지적했고 또 다른 이용자는 "불매 운동이라도 해야 바뀐다"는 글을 남겼다. 실제로 '만와 그룹' 제품에 대한 거부 반응을 보이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를 중국 기업 전반의 '고압적 관리 문화'에서 비롯된 결과라고 지적한다. 중국 기업 중 상당수는 여전히 '통제 중심의 조직 운영'을 강조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직원의 자율성과 근무 환경 개선이 상대적으로 후순위로 밀리는 경우가 많다. 특히 제조업, 국유기업, 대규모 민영기업일수록 이런 경향이 뚜렷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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