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콜릿 원료인 코코아가 기후변화 등의 영향으로 수확량이 급감하며 가격이 치솟은 가운데 곰 모양 젤리로 유명한 젤리업체 하리보의 판매량이 급증했다. 초콜릿 가격 상승에 부담을 느낀 소비자들이 대체 식품으로 하리보를 선택하면서다.
16일(현지시간) 독일 일간 쥐트도이체차이퉁(SZ)는 시장조사업체 시르카나를 인용해 하리보가 올해 1~4월 독일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600만 봉지를 더 판매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1년 사이 14% 늘어난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1920년 독일 본에서 설립된 젤리업체 하리보는 과일·거품 젤리, 감초 사탕 등 분야에서 50% 이상의 독일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하리보의 연간 매출은 30억유로(4조7405억원)로 추산된다. 특히 하리보는 판매량과 매출 부분에서 업계 평균 성장률보다 2배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초콜릿 업체들은 최근 가격을 줄줄이 인상한 상황 속에도 1분기 매출이 12% 감소했다. 초콜릿 가격 인상은 초콜릿은 원료인 코코아 가격이 2년 사이 4배가량 오른 영향이다. 코코아 가루를 빻는 데 필요한 카카오 열매는 적도 근처에서만 재배 가능한데, '코코아 벨트'로 불리는 서아프리카 지역에는 최근 몇 년간 비가 많이 내리고 병충해가 퍼지면서 코코아 생산량이 크게 줄었다.
하리보 역시 최근 몇 년 사이 에너지값과 임금 상승 부담에 가격을 인상하고 포장당 용량을 줄였다. 하지만 초콜릿보다는 가격 인상폭이 크지 않아 초콜릿 대신 젤리를 선택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SZ는 "소비자가 비싸진 가격 때문에 이제 초콜릿을 꺼린다. 단것에 대한 충동을 대신 과일젤리로 달랜다"며 기후위기로 인한 코코아값 상승으로 하리보가 수혜를 입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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