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한동훈, 당대표 돼도 지방선거 성과 못내면 물러날 수도"

"한동훈, 전당대회 역량 발휘 힘들 것" 진단
"이준석, 반성 후 당 정비한다면 성과 기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한동훈 전 대표의 전당대회 출마 가능성에 대해 "지금 당 대표가 돼서 내년 지방자치단체 선거에서 성과를 못 내면 물러나는 경우가 생길 것"이라고 진단했다. 16일 김 전 비대위원장은 BBS 라디오 '금태섭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한 전 대표에게) 개인적으로 얘기할 적에 (전당대회에) 나가는 것 자체가 크게 도움이 될 거라고 하지 않았다"며 "당 대표가 돼서 내년도에 치러질 선거 때까지 당을 제대로 변화시켜서 국민에게 지지를 끌어낼 수 있는 역량을 발휘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이는 최근 계파 갈등이 불거진 국민의힘의 변화 가능성을 부정적으로 내다보면서 한 전 대표에게 득이 되지 않을 것이란 발언으로 해석된다. 앞서 한 전 대표는 직접 찾아가 향후 정치적인 행보에 대한 조언을 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허영한 기자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허영한 기자

원본보기 아이콘

다만 김 전 비대위원장은 한 전 대표와 김문수 전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당권 경쟁을 펼쳤을 경우에 대해 "김 전 후보가 대선에서 패배한 원인은 "계엄 사태와 탄핵에 관한 국민의 심판"이라며 "국민의힘 내부 중에서 유일하게 탄핵을 찬성하고 계엄을 초기부터 반대한 사람이 당시에 대표였던 한동훈 아니냐. 당원들이 알아서 잘 판단할 것"이라며 한 전 대표의 손을 들어줬다.


김 전 후보가 대선에서 거둔 41% 득표율을 두고는 "국민의힘에서는 그게 마치 자기네들을 지지하는 국민의 투표 성향이라고 보는데 나는 절대 그렇게 보지를 않는다"며 "실질적으로 국민의힘의 지지를 위해서 던진 표라는 것은 지난주에 갤럽(한국갤럽)에서 발표한 21% 수준밖에 되지 않나 생각한다"고 혹평했다.

이번 대선에서 3위로 고배를 마신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에 대해서는 "3차 토론에서 말실수해서 많은 손가락질도 받고 본인도 후회하는 상황을 겪고도 8% 이상의 지지도, 한 300만 표 가까운 지지 세력을 확보하지 않았나"라고 평가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이 의원이 정치적인 활동이 어땠다는 것을 제대로 반성하고 새롭게 당을 정비하면, 새로운 개혁신당의 대표로 나타날 것"이라며 "계속 당을 쇄신하면서 새로운 비전을 국민에게 제시한다면 어느 정도의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김 전 비대위원장은 취임 3주 차를 맞은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해 비교적 긍정 평가하며 다만 여당의 법원조직법·형사소송법 입법 추진 움직임에 대해서는 냉정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