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이란 정권 약해…하메네이 제거는 갈등 끝낼 해법"

이란 핵 과학자 '히틀러 팀'
이스라엘군, 이란 방송국 공습
이란, 핵 협상 재개 의사 타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16일(현지시간) 화상으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이란인들은 정권이 생각보다 훨씬 약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이를 깨닫는 것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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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통신·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우리는 중동의 모습을 바꿔놓고 있으며 이는 이란 내부의 급진적인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발언은 지난 13일 이스라엘군이 이란 핵시설 등을 전격 공습하며 '일어서는 사자' 작전 개시를 선언한 이후 처음으로 열린 기자회견에서 나왔다.

그는 이어 이스라엘군의 이번 공습 작전에 대해 "역사적인 작전"이라고 평가하면서도 그 결과를 예측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소련의 몰락을 예견한 사람도 없었고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이 붕괴할 것이라고 본 사람도 극소수에 불과했다"고 언급하며 이란 정권의 변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란의 핵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강도 높은 표현을 동원했다. 그는 "죽음을 위협하는 암에 걸리면 그 암을 절제해야만 한다"며 "우리는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이스라엘의 군사적 목표로 ▲이란의 핵 프로그램 제거 ▲탄도미사일 생산 역량 제거 ▲테러의 축 제거 등 세 가지를 제시하면서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미국과 긴밀히 공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번 작전에서 "이란의 고위 핵 과학자 10명과 참모장 3명을 포함한 안보 지도부를 제거했다"며 "우리는 승리로 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 보도된 미국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도 강경 발언을 이어갔다. 이스라엘군이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를 암살할 수 있다는 관측과 관련해 그는 "이는 갈등을 심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갈등을 끝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실제 하메네이를 표적으로 삼을지에 대한 질문에는 "우리는 우리에게 필요한 일을 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다. 이는 이스라엘이 아야톨라 하메네이를 정점으로 하는 이란 신정일치 체제를 붕괴시켜 중동 질서를 재편하려는 전략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그는 또 "중동 전역을 공포에 떨게 하고,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국영 석유회사) 유전을 폭격하고, 테러리즘과 체제 전복, 사보타주(파괴공작)를 일삼는 이 정권이 반세기 동안 갈등을 빚어왔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란은 '영원한 전쟁'을 원하며 우리를 핵전쟁 직전까지 몰아가고 있다"며 "이스라엘이 하고 있는 일은 이를 막고 침략을 종식시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지난 13일부터 시작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숨진 이란 핵과학자들에 대해 그는 "사실상 히틀러의 핵팀"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이란 국영방송 IRIB 본사를 공습해 생방송 도중 방송이 중단됐으며, 이후 예비 스튜디오를 통해 방송이 재개됐다. 공습 당시 IRIB 스튜디오에선 여성 앵커가 생방송 중이었다.


이와 관련해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이란의 선전·선동 확성기가 곧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 방위 의지를 거듭 천명하고 이스라엘군이 공격 강도를 강화하자 이란은 이날 상호 공격 중단과 핵 협상 재개 의사를 제3국을 통해 이스라엘과 미국에 긴급히 전달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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