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비 벌러 또, 또, 또 나갑니다, 회사 월급은? 빚 갚아야죠"

소셜 크리에이터 블로거 등 인기
부업만 서너 개 되는 경우도

직장인 유모씨(33)는 퇴근 후 한 시간씩 블로그를 작성한다. 제휴 제품을 사용한 뒤 사용 후기를 게시하며 원고료를 받는다. 원하는 체험을 신청해 다녀온 뒤 후기를 작성하는 체험단 활동도 하고 있다. 유씨는 "투자금 없이 시간만 있으면 돼서 시작했고, 블로그가 더 크면 기타 경로로 생기는 수익이 안정적인 생활을 도울 수 있을 듯해 꾸준히 하고 있다"고 했다.


30대 초반 직장인 김모씨는 행사 보조 업무를 하고 있다. 그는 "프리랜서로 행사 관련해 일이 들어오면 통역을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장인 최모씨(32)는 중국어 과외를 시작했다. 그는 "부업처럼 과외를 하고 있다"며 "시간당 1만5000원 정도 받고 시간을 조율해 진행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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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 라이더, 대리운전 등으로 대표되던 부업의 지형이 바뀌고 있다. 각자의 상황과 능력에 따라 다양한 종류의 부업이 생겨나는가 하면 여러 종류의 부업을 병행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의 '2024년 1인 가구 보고서'에 따르면 부업 활동 가운데 소셜 크리에이터·블로거가 2022년 대비 2.6%p 증가하고, 서비스직·아르바이트가 0.6%p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로 인공지능(AI)을 활용해 1분 이내의 숏폼(short-form, 짧은 길이의 영상 콘텐츠)을 제작하는 부업이 인기를 끌고 있다. 영상 편집 경험이 없어도 모바일, PC를 활용해 간단하게 편집할 수 있어서다. 명언, 1분 상식, 동물 클립, 유머 모음 등 주제를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고, 링크를 걸어 제휴 마케팅도 할 수 있다.


유씨처럼 블로그를 관리하며 광고 수익을 얻는 사람들도 있다. 블로그에 체험단, 제휴 포스팅을 작성해 원고료를 받거나, 포스팅에 광고를 노출한 뒤 클릭 수에 따라 수익을 나눠 받는 방식이다. 그 외에도 통역, 과외 등 김씨처럼 본인의 능력을 활용해 틈틈이 일하는 사례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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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업 종류를 늘려 서너개의 직업을 갖는 이들도 있다. 프리랜서 서모씨(36)는 불안정한 수입을 메꾸기 위해 여러 부업을 병행하고 있다. 주말에는 결혼식이나 회갑 잔치의 하객 아르바이트를 하는가 하면, 평일에는 대기업에서 진행하는 좌담회 등에 참석한다. 기업에서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일부 인원을 모집해 피드백을 받는 자리에 빠지지 않고 참석해 용돈을 벌고 있다. 서씨는 "불확실한 가상화폐나 주식에 투자하는 것보다는 내가 원할 때 일을 하고 돈을 벌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라면서 "1년 전체 수입 중 40% 가까이 부업을 통해 벌어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30대 직장인 이모씨는 주식 손실을 메꾸기 위해 부업을 시작했다. 그는 "토요일마다 지인 학원에서 토익 강의를 하고 있다"며 "주식에서 3000만원 손실이 나서 쿠팡 알바까지 추가로 시작했는데, 체력적으로 지치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주말마다 편의점에서 일하는 직장인 김모씨(28)는 "부업으로 번 60만원은 생활비로 쓰고, 회사에서 받는 실수령 월급 230만원으로는 빚을 갚아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복순 한국노동연구원 전문위원은 "생활 및 소비 패턴이 디지털화되면서 부업의 형태도 변화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위원은 "부업 일자리들도 안정적이지 않은데 직장인들이 뛰어드는 이유는 기존 직장이 불안정하거나, 본인이나 가족의 생계를 유지할 만큼 기본적인 소득이 뒷받침되지 않는 경우일 수 있다"며 "고용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양질의 일자리를 찾기 어렵기 때문에 벌어지는 상황"이라고도 말했다.





이은서 기자 lib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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