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수입 물가가 넉 달째 하락했다. 국제유가와 원·달러 환율 하락세가 이어지며 1년6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내렸다. 그러나 이달에도 이 같은 내림세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이스라엘과 이란의 무력 충돌 등 국내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어서다.
1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5년 5월 수출입물가지수 및 무역지수(잠정)'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 물가(원화 기준)는 전월 대비 3.7% 하락했다. 2023년 11월(-4.3%) 이후 1년6개월 만에 최대 하락률이다. 전년 동월 대비로도 5.0% 내렸다. 국제유가와 원·달러 환율이 모두 내리면서 원유 등 광산품을 중심으로 하락세를 나타냈다.
지난달 월평균 두바이유는 배럴당 63.73달러까지 빠졌다. 지난 4월 67.74달러 대비 5.9% 하락한 수치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24.2% 떨어졌다. 지난달 원·달러 평균환율 역시 1394.49원으로 4월 1444.31원 대비 3.4% 내렸다.
용도별로는 원재료가 원유 등 광산품을 중심으로 전월 대비 5.5% 하락했다. 중간재는 화학제품, 석탄 및 석유제품 등이 내리며 전월 대비 3.2% 빠졌다. 자본재는 전월 대비 2.7% 내렸고, 소비재는 2.3% 하락했다. 환율 효과를 제외한 계약통화 기준 지난달 수입 물가 역시 전월 대비 0.6% 하락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7.5% 내렸다.
다만 이달에도 하락세가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문희 한은 경제통계 1국 물가통계팀장은 "수입 물가는 국제 유가와 원·달러 환율 등의 변동에 영향을 많이 받는데, 이달 들어 지난 13일까지 국제 유가(두바이유) 평균이 전월 평균 대비 3.8% 올랐고 원·달러 환율은 16일까지 평균이 2% 하락했다"며 "이들이 상반된 움직임을 보이는 데다, 중동지역 정세 등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어서 당분간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수출 물가는 원·달러 환율이 하락한 가운데 국제 유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화학제품, 석탄 및 석유제품 등이 내리며 전월 대비 3.4% 하락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석탄 및 석유제품 등을 중심으로 2.4% 내렸다. 품목별로는 농림수산품이 전월 대비 0.8% 하락했다. 공산품은 화학제품, 석탄 및 석유제품 등을 중심으로 전월 대비 3.4% 빠졌다. 지난달 계약통화 기준 수출 물가는 전월 대비 0.1% 내렸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4.8% 하락했다.
수출입 변동 상황을 보여주는 수출물량지수는 5월 지난해 같은 달 대비 2.5% 상승했다.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 등이 증가한 영향이다. 수출금액지수는 1.9% 하락했다. 같은 기간 수입물량지수는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 광산품 등이 증가해 1.3% 상승했다. 수입금액지수는 6.3% 내렸다.
5월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수입 가격(-7.5%)이 원유, 천연가스, 유연탄 등 광산품을 중심으로 수출 가격(-4.3%)보다 더 크게 내려 전년 동월 대비 3.4% 상승했다. 소득교역조건지수는 순상품교역조건지수(3.4%)와 수출물량지수(2.5%)가 모두 상승하면서 6.0%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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