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미네소타 주의원 총격범, 하루 만에 체포…정치 테러 의혹

용의자, 트럼프 지지자
70명 정치인 리스트 소지

미국 미네소타주에서 주 하원의원 부부를 총격 살해하고 도주한 용의자가 사건 발생 하루 만에 체포됐다.


1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미네소타 경찰은 이날 미니애폴리스 남서쪽 그린아일 인근에서 용의자 밴스 볼터(57)를 붙잡았다.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는 "볼터가 무장한 상태였지만 체포 과정에서 별다른 충돌은 없었다"고 밝혔다.

미국 미네소타 주의회 하원의원 부부를 총기로 살해하고 도주한 용의자 밴스 볼터가 15일(현지시간) 체포되는 현장. AFP연합뉴스

미국 미네소타 주의회 하원의원 부부를 총기로 살해하고 도주한 용의자 밴스 볼터가 15일(현지시간) 체포되는 현장.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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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터는 전날 새벽, 미네소타주 브루클린파크에 위치한 멜리사 호트먼 주 하원의원의 자택에 침입해 호트먼 의원과 남편을 총격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어 오전 2시경에는 경찰을 사칭해 존 호프먼 주 상원의원의 자택에 침입, 부부에게 총격을 가한 뒤 도주했다. 호프먼 의원 부부는 병원으로 이송돼 수술받았으며 현재 회복 중이다.

사건 이후 수사당국은 볼터의 자택 주변을 집중적으로 수색했고, 그가 숲속으로 도주하는 장면을 포착해 추적에 나섰다. 경찰은 결국 들판에서 그를 발견해 체포에 성공했다. 당국은 볼터를 2건의 2급 살인 혐의와 2건의 2급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했다.


민주당 소속인 멜리사 호트먼 의원은 미네소타주 하원의장을 6년간 지내며 낙태권 보호와 마리화나 합법화 등 진보 입법에 앞장서 온 인물이다. 존 호프먼 의원 역시 민주당 소속이다.


당국에 따르면 볼터는 범행 당시 경찰 제복과 배지를 착용했으며, 고무 가면을 써 얼굴을 숨긴 채 신분을 위장했다. 수사 과정에서 그의 차량에서는 70여 명의 정치인 명단이 적힌 노트가 발견됐다. 볼터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이며, 반(反)낙태 성향의 종교 비영리단체를 운영해온 인물로 알려졌다.

팀 월즈 주지사는 이번 사건이 "정치적 동기에 의한 암살로 보인다"며, 민주당 정치인들을 겨냥한 의도적 범행 가능성을 언급했다. 경찰은 수색 과정에서 현상금 5만 달러를 걸고 대규모 수사망을 펼친 바 있다.


경찰은 현재 볼터의 정확한 범행 동기와 배경에 대해 추가 수사를 진행 중이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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