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명계(친이재명계)로 분류되는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6일 같은 당 정청래 의원의 당대표 출마를 공개 지지하며 당내 일각의 회의적인 시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양 의원은 이날 오전 정 의원과 함께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은 후 페이스북에 "같이 싸워온 동지를 갑자기 배제 대상으로 보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적었다. 최근 원내지도부 일부 의원과의 대화에서 "왜 정청래와 함께하느냐"는 반응을 들었다며 이를 문제 삼은 것이다.
민주당은 앞서 13일 김병기 의원을 원내대표로 선출하고, 문진석·허영·박상혁 등 주요 인선을 마친 바 있다. 김 원내대표는 새 지도부와 함께 이날 오전 현충원을 참배했고, 비슷한 시각 같은 장소를 찾은 정 의원과 짧게 인사를 나눴다.
정청래 의원은 전날 당대표 출마를 공식화하며 이재명 체제에서의 역할과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소추위원 경력 등을 강조했다. 이 자리에는 양문석 의원을 포함해 친명계 의원들이 다수 배석했다.
양 의원은 "'법사위원장 정청래'와 '당대표 후보 정청래'는 다른 사람인가"라고 반문하며 "'대통령 이재명'을 간절히 바라며 '동지'로 똘똘 뭉쳐 처절하게 싸워온 3년 동안의 '우리', 손발이 얼고 얼굴이 굳어 웃음조차 짓기 힘들었던 겨울을 이겨내고, 순간순간 상상을 뛰어넘는 법 기술자들의 장난질을 '우리' 힘으로 견뎌냈다"고 회상했다.
"가슴 졸이며 살얼음판을 건너온 비상계엄 내란 상황에, 정청래는 우리 '동지'가 아니었느냐"고 거듭 반문하며 "대통령 당선 이후 겨우 2주일도 지나지 않았는데 벌써 '우리'는 없어지고, 한방향을 향해 같이 달려온, 지지자들 사이에 격렬한 '비난'만 난무하고, 서로 배제의 언어가 오가는 상황"이라고 한탄했다.
그는 "이런 분위기가 더 격해질 경우 궁극적으로 누가 이득을 보는지 되물어야 한다"며 "'형답지 않게 왜 정청래와?'라고 말하면 나는 어떤 대답을 해야 할까. 언제부터 정청래는 '우리'도 아니고 '동지'도 아니고, 아예 접촉해선 안 되는, '불가촉정치인'으로 취급했나"라고 적었다.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는 차기 당대표 선거가 본격화되기도 전에 과열 양상이 감지되고 있다. 특히 강성 친명계로 분류되는 정청래 의원이 당대표 출마를 공식화한 이후 당내에서는 또 다른 친명계 인사인 박찬대 전 원내대표의 출마를 요구하는 움직임까지 나타나고 있다. 박 전 원내대표가 출마 여부를 밝히지 않은 가운데 친명 내부에서도 주도권 경쟁이 본격화되며 조기 분열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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