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역에서 '노 킹스(No Kings·왕은 없다)' 시위가 펼쳐지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로스앤젤레스(LA)를 넘어 시카고, 뉴욕 등 다른 대도시들까지 이민자 단속을 강화하라는 주문을 내렸다고 15일(현지시간) 밝혔다.
미국 폭스뉴스와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들은 역사상 최대 규모의 추방 프로그램이라는 중대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전력을 다할 것을 명령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를 실현하려면 LA, 시카고, 뉴욕 등 수백만 명의 불법 이민자가 거주하는 미국 대도시에서 체포·추방 활동을 더욱 확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은 15일부터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캐나다에 머무는 중이다.
이런 가운데 LA 등에서는 이민자 집단 추방을 둘러싼 긴장이 며칠째 고조되고 있다. LA에서는 ICE의 급습으로 지난 6일 촉발된 시위가 4700여명의 군인 투입 결정 이후 더욱 격화됐다. 현역 군인 배치는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강행됐다. 14일에는 뉴욕 맨해튼 브라이언트 파크를 비롯해 미전역 2000여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노 킹스 시위가 진행됐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 강경 조치가 미국 노동력의 핵심 분야에 미치는 영향을 완화하기 위한 방안도 함께 모색 중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시장에선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이민 정책으로 올해 약 50년 만에 처음으로 이민자 유입보다 유출이 많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워싱턴포스트(WP) 보도에 따르면, 중도 좌파 성향 브루킹스 연구소 소속 웬디 에델버그, 타라 왓슨 이코노미스트는 보수 성향 미국기업연구소(AEI)의 스탠 뵈거 연구원과 공동 연구한 결과, 트럼프 대통령의 이민 정책이 이민 순유출 현상의 원동력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이미 3월 이후 외국 출생 노동 인구가 100만명 이상 감소했다. 이는 이민 급증으로 2024년 미국 노동력에서 외국 출신 근로자 비중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과 상반된다. 이러한 감소는 농업, 건설업, 호텔업 등 이민 노동자에 의존하는 산업 부문에 타격을 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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