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가치 떨어질 때 위안화와 동조화 세진다"

원화, 33개국 중 위안화 동조화 계수 가장 높아
"한·중간 경제연계성 기인"
2020년 이후 동조화 약화…미·중 무역갈등, 공급망 재편

원화는 절하 국면에서 위안화와의 동조화가 강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과 중국의 통화가 양국 경제의 높은 연계성 등에 따라 대체로 동조화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절상 국면에서는 동조화가 약화하는 등 국면에 따른 비대칭성을 보인다는 진단이다.


16일 한국은행 국제국은 'BOK 이슈노트-최근 원화와 위안화의 동조화 배경 및 특징'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최문정 한은 국제금융연구팀 차장은 "2015년 8월부터 2025년 4월까지 원화와 위안화 간 동조화 변화를 분석한 결과, 동조화 계수 추정치는 원화의 절하 국면에서 0.663으로 통계적으로 유의했으나 절상 국면에서는 0.143으로 유의하지 않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런 비대칭적 특징은 양국 통화의 미국 달러화에 대한 추세적 동반 약세, 한·중 간 글로벌 수출시장에서의 경쟁 관계, 한국의 자유변동환율제도 등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다. 원화와 위안화의 동조화 국면이 탈동조화 국면보다 길게 이어졌다. 2023년 12월 이후부터 올해 4월까지 기간은 동조화 국면으로 식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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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와 위안화는 높은 상관관계를 가지며 동조화를 지속해 왔으나 시기에 따라 그 정도는 달라졌다. 특히 2018년 4월에서 2019년 9월 트럼프 1기 미·중 무역 갈등기, 2022년 2월~2023년 4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기, 2024년 10월 이후 트럼프 2기 대통령선거 당선 전후 시기에 상관 계수가 높았다. 최 차장은 "높은 동조화의 배경에는 미국 달러화의 공통 영향, 양국 경제의 높은 연계성, 근접한 경제 권역의 통화가 한묶음으로 거래되는 외환시장 거래 관행 등의 구조적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시기를 나눠보면, 2020년 이후엔 동조화가 구조적으로 약화했다. 이는 2018~2019년 미·중 무역 갈등, 2020년 코로나19 상황 속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에 따른 한·중 무역 비중 감소 등의 영향을 받았다. 다만 2024년 이후 동조화 계수는 장기평균을 밑돌았으나 최근 들어 장기평균 수준으로 상승하고 있는데, 이는 트럼프 2기 행정부에 들어 보호무역주의가 강화하면서 대미 수출 비중이 높은 중국과 한국 모두 높은 교역 충격에 노출된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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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화와의 통화 동조화를 국가별로 보면, 원화는 33개국 가운데 위안화와의 동조화 계수(0.31)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 최 차장은 "이 계수는 중국과의 무역·금융 연계성과 비례관계를 나타냈다"며 "원화·위안화 간 강한 동조화는 한·중 간 높은 경제 연계성에 따른 것이라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최 차장은 "이를 통해 봤을 때 향후에도 원화는 위안화의 흐름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며 "앞으로 미·중 무역 갈등의 전개 양상을 예의주시하면서 위안화 추이를 지속해서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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