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새벽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진 부산에서 맨홀 뚜껑이 역류해 길을 걷던 30대 여성이 맨홀 아래로 빠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날 부산지역에 최대 145.5㎜의 폭우가 쏟아졌다. 이 가운데 오전 2시 33분쯤 부산 연제구 연산동의 한 거리를 걷던 A씨가 맨홀에 빠졌다는 신고가 접수됐고, 곧 경찰과 소방이 출동했다. 당시 많은 비가 쏟아져 내리면서 물이 역류해 맨홀 뚜껑이 열렸다.
이를 미처 발견 못 한 A씨는 우산을 쓰고 길을 걷다 맨홀 아래로 빠졌다. 이를 지켜본 인근 상인 2명이 막대 등을 이용해 깊이 2m가 넘는 맨홀 아래로 내려가 A씨를 구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를 구조한 한 상인은 SBS와의 인터뷰에서 "사다리가 이렇게 있는데 여기까지 잠기고 호흡만 할 수 있게끔 해서 힘이 다 빠진 상태로 있더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소방 등에 따르면 다행히 A씨는 부상을 입지 않아 자진 귀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기상청은 이날 부산에 0시부터 오전 9시 30분까지 145.5㎜ 비가 내렸다고 밝혔다. 이번 폭우로 부산소방재난본부에는 오후 1시까지 호우 피해 신고가 36건 접수됐다. 경찰에도 호우 피해와 관련해 총 74건의 112 신고가 접수됐다.
지난 2022년 8월 서울 서초구에서는 집중호우에 40~50대 남매가 맨홀 아래 추락해 숨지는 사고가 났다. 집중호우 때 맨홀은 도시의 시한폭탄이 되며 2022년부터 맨홀 추락방지 시설 설치가 의무화됐지만, 설치는 거의 안 된 수준이다. 여기에 상습침수구역에 대한 지자체의 안전 관리 부실에 대한 목소리도 커졌다. 맨홀 안에는 하수관을 오갈 수 있는 사다리가 설치돼 있는데, 이번 구조과정에서 테이프로 고정된 사다리가 파손되기도 했다. 급격한 기후 변화로 올해도 집중 호우가 예상되는 만큼 장마철 안전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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