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동시각]이익이 늘어야 주가도 오른다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 통합관제센터를 방문해 증시 시황 및 시장 감시 체계 브리핑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 통합관제센터를 방문해 증시 시황 및 시장 감시 체계 브리핑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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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선거 당시 '주식시장 활성화'를 약속했던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한국거래소를 찾았다. 국내 주식시장을 부동산에 버금가는 투자 수단으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배당 성향이 높은 종목은 배당소득세 부담을 낮춰주는 방식으로 고배당을 유도하는 세제 개편도 검토하겠다고 했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주식시장을 챙기면서 '코스피 5000'을 기대하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 국내 증시가 상대적으로 저평가 받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요인을 해소하다 보면 코스피가 상승할 수 있다.

이쯤에서 헝가리 출신의 세계적인 투자가 앙드레 코스톨라니의 '강아지 이론'을 다시 짚어볼 필요가 있다. 결국 강아지(주가)는 주인(기업가치)과 함께 갈 수밖에 없다. 상법을 개정하고 배당을 늘린다고 해도 기업 이익이 늘어나지 않으면 주가가 상승하는 데 한계가 있다.


가는 기업이 창출하는 이익의 크기에 비례한다. 혁신적인 기술 개발, 효율적인 생산성 향상, 그리고 성공적인 시장 확대 전략을 통해 기업이 이익을 불려 나갈 때 주가는 자연스럽게 우상향한다. 지난해부터 꾸준하게 기업가치가 커지고 있는 삼양식품과 실리콘투만 보더라도 알 수 있다.


삼양식품은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45%, 133% 늘었다. 해외에서 불닭볶음면 인기가 치솟으면서 이익 증가 속도는 점점 빨라지고 있다.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7% 증가했다. 주가는 2023년 말 21만6000원에서 119만6000원으로 453% 상승했다. 전 세계에서 'K뷰티' 위상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한 실리콘투 주가는 2023년 말 대비 601% 올랐다. 삼양식품과 마찬가지로 실적 개선이 주가 상승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투자자들은 또 현재의 이익을 넘어 미래 이익 성장 잠재력에 주목한다. 새로운 산업 분야를 개척하거나, 해외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하며 지속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는 기업에 투자한다. 코스닥 상장사 가운데 시가총액이 가장 큰 알테오젠이 여기에 해당한다.

'코스피 5000'이라는 목표는 국내 상장사가 전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고, 끊임없이 새로운 이익 동력을 발굴하는 노력이 선행될 때 비로소 현실화할 수 있다.


주식시장은 개별 기업의 성과를 넘어 거시 경제의 흐름을 반영하는 거울이다. 해외 주요 투자은행(IB)이 제시한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 평균은 1%를 밑돌고 있다.


인공지능(AI) 시대가 다가오면서 일부 업종을 제외하고는 국내 기업 경쟁력이 약해지고 있다. 정부가 일관성 있고 예측 가능한 정책을 통해 기업의 투자와 혁신을 장려하고,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릴 수 있는 실질적인 방안을 제시할 때다. 코스피 5000 달성은 단순하게 유동성을 공급하는 것을 넘어 '한국 경제가 지속 가능한 성장 궤도에 진입하고 있다'는 강력한 신호를 시장에 보내야 가능하다.

주식시장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제도를 정비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정부는 구체적인 기업 경쟁력 강화 방안과 경제 성장 전략을 제시해야 한다. 기업이 마음껏 혁신하고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기업들의 위상을 높이는 데 주력해야 한다.





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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