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책인데 내 책이 아니네"…예스24 사태로 '전자책포비아' 커져

보안 강화·온라인 서점 보증제도 등에 목소리

일주일간 홈페이지와 앱 접속 장애가 발생했던 이른바 '예스24 사태'로 전자책 이용자가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전자책 매출이 감소하면 출판업계에 미치는 타격이 클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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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출판·온라인 서점업계에 따르면 예스24는 이날 오후 3시 기준 해킹 피해로 마비됐던 서버 복구 작업의 막바지 단계에 돌입했다. '사락'과 '채널예스', 영·중문 판매 사이트 등은 아직 이용이 불가능하지만 도서 구매나 티켓 예매, 구독형 전자책 서비스 '크레마클럽' 등은 복구됐다. 아울러 예스24 측은 전자책 데이터 등과 개인정보는 유출 정황이 없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복구 작업에도 관련 업계는 전자책 데이터와 관련한 신뢰도 저하를 우려했다. 2023년 해킹 피해로 인터넷 서점 알라딘의 전자책 약 72만원이 유출되는 사고가 일어났을 때도 전자책 시장은 위축됐다.

사이트나 앱에 접속해야 이용할 수 있는 전자책 특성상 종이책보다 기본적인 신뢰도가 낮은 편이다. 실제로 '크레마클럽'을 이용 중인 대학생 A씨는 연합뉴스에 "전자책은 종이책과 가격 차이도 적은데 제공사의 서비스 상황에 크게 의존하게 된다"며 "돈을 지불했음에도 서비스를 사용하지 못하는 데다 해킹과 관련한 미온적 대처를 보면 신뢰를 보내기 힘들다"라고 비판했다. A씨는 "PDF·ePUB 등의 전자책 파일을 제공하는 것이 회사 입장에서는 위험 요소가 있음은 이해한다"면서도 "전자책을 소장하더라도 소유한다고 말할 수 없음이 이번 사태로 드러난 것 같다"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전자책은 인쇄나 보관, 유통 비용이 필요 없으면서도 도서정가제 등의 이유로 가격은 종이책의 70~80% 수준을 유지해 수익성이 높아 출판업계의 활로가 돼왔다. 대한출판문화협회 등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국내 전자책 시장은 1조3000억원 정도로 전체 출판시장(약 5조원)의 26%가량을 차지한다.


독일의 경우 2022년 개정 민법을 통해 전자책 유지·보증·무상 업데이트 등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영국도 2015년부터 소비자보호법(CRA)에 전자책 관련 규정을 명시하고 있고, 프랑스는 2년 내 전자책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사업자(판매자)가 책임을 져야 한다. 국내에서도 전자책의 안전 보장을 위한 여러 단계의 보호 조치 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출판업계는 장기적 관점에서 보안 강화와 온라인 서점 보증제도 등 여러 대안을 확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 9일 예스24는 랜섬웨어 공격으로 시스템 제어가 어려운 상황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예스24의 고객은 2000만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나리 기자 forsythia2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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