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밥도 햄버거도…5년새 30개 외식품목 20% 이상 올라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1.5배 달해
식자재비와 인건비, 배달 수수료 등 주요 원인

최근 5년 사이에 이른바 '런치플레이션'(Lunchflation, 점심식사+인플레이션)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식 물가가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1.5배 수준으로 크게 오른 탓이다.


김밥 픽사베이

김밥 픽사베이

원본보기 아이콘

15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 자료에 따르면, 외식 부문 소비자물가지수가 2020년 100에서 지난달 124.56으로 24.6% 상승했다. 이는 같은 기간 전체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인 16%의 1.5배에 달한다.

39개 외식 품목 중 가장 크게 오른 것은 김밥(38%)과 햄버거(37%)였다. 떡볶이, 짜장면, 라면, 갈비탕 등도 30% 넘게 올랐다.


이 밖에 냉면, 된장찌개, 삼겹살 등 20% 이상 상승한 품목이 30개로 전체의 77%에 달했다. 구내식당 식사비도 5년 새 24% 뛰어올랐다. 전체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16%)보다 덜 오른 품목은 소주 등 4개에 불과했다.


5년간 외식 물가가 급등한 주요 원인으로는 식자재비와 인건비 상승이 꼽힌다. 농축수산물 가격은 같은 기간 22% 올랐고, 가공식품 가격은 24% 상승했다. 특히 밀가루, 치즈, 설탕 등 외식업에 필수적인 재료 가격이 고환율과 기후변화로 한꺼번에 올랐다. 게다가 몇 년 사이에 본격화한 배달 수수료 부담도 한몫했다.

롯데리아와 맥도날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3월에도 환율과 원자자 비용 상승을 이유로 재차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스타벅스, 메가커피, 컴포즈커피, 빽다방 등 커피 브랜드도 올해 초부터 연달아 가격을 올렸다. 고환율과 국제 원두 시세 급등이 이유다.


배달 관련 비용도 몇 년 전부터 외식 물가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 일부 업체들은 매장 가격과 배달 가격을 다르게 책정하는 '이중가격제'를 운영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도시락 업체가 이중가격제를 도입하면서 지난해 11월 도시락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대비 11.1% 상승한 사례를 소개했다.


전문가들은 외식 물가 상승세의 완화를 위해 원재료 가격 안정과 함께 유통구조 개선, 중장기 기후변화 대응 등 다각도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