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서울 및 수도권 주요 대학 인문계 정시 합격생 절반 이상이 수학 선택과목에서 '미적분' 또는 '기하'를 선택한 이과생으로 나타났다. 정시에서 이과생들이 인문계열 학과에 대거 교차 지원하면서, 인문계 수험생들의 합격 예측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5일 종로학원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2025학년도 정시 모집에서 서울 주요 17개 대학 인문계 학과 340개를 분석한 결과, 합격생 중 55.6%가 이과 수학 과목인 '미적분' 또는 '기하'를 선택한 것으로 집계됐다.
'문과 침공' 현상은 2022년도 도입된 통합수능 체제부터 같은 원점수를 맞더라도 선택과목 간의 표준점수차가 발생하면서 나타나고 있다. 과목별 난이도와 응시 집단 실력 차로 표준점수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 같은 현상은 2022학년도부터 도입된 통합 수능 체제에서 기인한다. 선택과목 간 표준점수 차이가 발생해 이과 과목을 선택한 학생들이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는 구조가 만들어진 것이다. 실제로 최근 4개 학년도 동안 '미적분'과 '기하'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확률과 통계'보다 3~11점 높게 형성됐다. 2025학년도 기준으로도 두 과목은 '확통'보다 5점 높은 최고점을 기록했다.
종로학원은 수학 선택과목별 합격자 비율을 비공개한 서울대와 고려대를 제외한 17개 대학 55.6%가 이과생인 것으로 추정했다.
한양대 인문계 합격생 가운데 87.1%가 이과 수학 선택자였으며, 서강대(86.6%), 건국대(71.9%), 서울시립대(66.9%), 성균관대(61.0%), 이화여대(60.3%), 중앙대(53.8%) 등도 절반 이상이 이과생으로 나타났다. 연세대는 50.3%, 한국외대 48.1%, 경희대는 46.6%였다. 이과생 비율이 100%에 달하는 인문계 학과도 21곳에 이른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자연계 학생들의 인문계 교차 지원이 광범위하게 이뤄지면서 문과생의 정시 합격 예측은 갈수록 불확실해지고 있다"며 "수능 채점 결과에서 선택과목 간 점수 차가 공개되지 않는 것도 예측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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