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누구 탓을 하며 분열하지 말자. 같은 당의 동지를 절멸의 대상으로 보지 말자."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이 같은 말을 남기며 12일 퇴임 기자회견을 연 가운데, 친한(친한동훈)계로 분류되는 김종혁 전 최고위원이 "궤변과 왜곡의 극치"라고 평가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권 원내대표를 "보수정권을 망친 쌍권(雙權) 중 하나로 기억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쌍권'은 권 원내대표와 권영세 전 비대위원장을 칭하는 표현이다.
그는 권 원내대표의 퇴임 기자회견을 두고 "상식적인 국민은 그가 왜 '권성동'인지를 다시 한번 확인했을 것"이라며 "그는 어쩌면 자신이 무슨 헛소리를 하든 다들 찍소리 못할 것으로 생각했는지도 모르겠다. 꿈 깨시기를 바란다"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특히 권 원내대표가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아부한 적 없고, 특혜를 받은 적도 없으며, 오히려 쓴소리했다'고 언급한 것을 두고 "진짜 웃긴다. 그래서 이준석을 쫓아내고 윤석열에게 '체리따봉' 받았나"라고 했다.
김 전 위원은 "의총에서 물병 던지며 한동훈 몰아낼 때 원내대표 역시 권성동 아니었나"라며 "윤석열·김건희가 친윤을 동원해 당을 사당화하고 망가뜨릴 때, 명태균과 문자 주고받으며 공천을 좌지우지할 때, 의정 갈등 때, 총선 망했을 때, 계엄 사태 때, 서부지법 난동 때, 그 밖의 수많은 일이 벌어졌을 때, 당의 권력자 권성동은 도대체 무슨 쓴소리를 했다는 건가"라고 꾸짖었다.
당의 중심을 잡았다는 자평에 대해서도 "당의 중심을 잡아서 권 전 비대위원장과 함께 윤석열 면회를 한 건가"라며 "당 중진들이 계엄령이 아니라 '계몽령'이라며 헛소리를 하고, 헌법재판소에서 4대 4나 5대 3으로 부결된다면서 시위대를 선전 선동할 때,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법사위원장으로 재판을 치러본 권성동은 '그렇게 될 수 없다'고 입 한번 뻥긋한 적 있나"라고 말했다. 이어 "당의 중심을 그리 잘 잡아서 이재명 같은 흠결투성이 후보에게 권력을 고스란히 넘겨줬나"라고 지적했다.
대선 후보 단일화 과정에 대해 '남부지법도 김문수 후보가 제기한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지 않았느냐'고 말한 것에 대해서는 "웃기지 좀 마시라. 당내 쿠데타는 10일 새벽 3시였고 남부지법 가처분은 9일이었다"라며 "한덕수를 옹립하려는 구체적 행위가 이뤄지지도 않았는데 미리 못하게 해달라는 김문수 후보의 요구는 기각되는 게 상식이다. 그렇다고 법원 결정이 해방 이후 최초의 대선 후보 교체 쿠데타를 정당화시켜주나"라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만일 쿠데타가 성공해 한덕수가 후보가 됐다 해도, 누구든 새벽 3시의 대선 후보 공고 및 접수는 부당하다고 소송을 내면 법원은 당연히 인용했을 것이라는 게 상식 아닌가"라고 했다.
그는 "한덕수 전 총리는 지금 내란 관련 수사를 받고 있다. 대통령실 폐쇄회로(CC)TV 기록이 그간 진술과 다르기 때문"이라며 "만일 (한 전 총리가) 후보가 되고 선거 도중 이런 사실이 밝혀졌으면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졌을 것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또 "권 원내대표가 국민과 당원들에게 사죄하고 용서를 구하며 물러났다면 떠나는 사람에게 이렇게까지 시시비비를 따지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하지만 본인은 잘못한 게 없고 후회도 없다니, 그럼 당한 국민과 당원들이 잘못했고 후회해야 한다는 것인가. 권력을 잡은 세월이 길어질수록 세상이 우습게 보이나 보다"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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