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7 다자주의 vs 美 우선주의…李 첫 정상외교 시험대

캐나다 총리 "평화·에너지 안보·파트너십" 제시
이 대통령 첫 다자외교 데뷔 무대
트럼프 미 대통령과 첫 대면

이재명 대통령의 다자 외교 데뷔 무대가 될 'G7 정상회의'에서 평화 및 안보·에너지 안보·신규 파트너십 구축 등이 주요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이번 회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촉발한 관세전쟁 이후 재편된 안보 무역 질서를 둘러싸고 주요국 정상들이 머리를 맞대는 자리로, 다자주의를 강조해 온 G7과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내세운 트럼프 행정부 간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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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현지시간) 캐나다 대표 일간지 글로브앤드메일과 G7 홈페이지에 따르면, 이번 회의는 오는 15일부터 17일까지 캐나다 앨버타주에서 열리며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세 가지 핵심 의제로 ▲평화 및 안보 강화 ▲에너지 안보 및 디지털 전환 가속 ▲새로운 글로벌 파트너십 확보 등을 제시했다. 카니 총리는 세 가지 핵심 과제에 대해 "합의와 공동행동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부 과제로는 외국의 개입 및 초국가적 범죄 대응, 산불 등 기후재난 공동 대응, 인공지능(AI) 기반 경제 성장, 핵심 광물 공급망 강화, 민간 투자 유치 및 고임금 일자리 창출 등이 포함됐다. 아울러 북한의 사이버 해킹과 가상자산 탈취 등 불법 사이버 활동도 주요 이슈로 부각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블룸버그통신은 북한 해커 조직의 랜섬웨어 공격이 최근 급증하고 있으며, 금융·공공 인프라 분야에서 기밀 유출, 데이터 손상, 가상자산 탈취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G7이 이를 공동 대응 이슈로 격상할지 주목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도 핵심 의제 중 하나다. G7 공식 홈페이지는 "우크라이나 및 전 세계 갈등 지역에서 정의롭고 지속 가능한 평화를 모색하는 방안도 논의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은 G7 회원국은 아니지만 캐나다 측의 초청으로 이 대통령이 첫 정상외교 무대에 데뷔하게 된다. G7에는 미국을 비롯해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유럽연합(EU) 등이 속해 있다. 이번 G7은 한미 무역 협상 재개, 미·중 균형 외교, 북핵 문제에 대한 다자 논의의 시험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영국 BBC는 7일 "한국도 G7 회원국에 포함되지 않지만 정상회의에 여러 번 초대됐고 이번이 여섯 번째 초대"라면서 "새로 취임한 이 대통령이 G7을 기회로 미국, 일본과의 첫 양자 회담이나 나아가 한·미·일 정상회담까지 추진할지가 주목된다"고 전했다.


계엄 사태로 인한 대통령 부재 기간에 누적된 통상·관세 협상 과제가 산적한 가운데, 한미 간 이견을 얼마나 좁힐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더욱이 백악관은 대선 이후 중국의 개입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공식 표명했으며, 이는 전문가들 사이에서 이 대통령에 대한 경고 메시지로 해석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한국은 일본에 이어 미국과 무역 협상에 가장 먼저 나선 주요 동맹국 중 하나이며, 지난 4월 말에는 트럼프의 상호 관세 정책 90일 유예 기간이 종료되기 전에 관세를 철폐하는 '7월 패키지' 마련에 합의했으나 정권 교체로 진전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번 G7 정상회의에는 트럼프 대통령도 자리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2기 임기를 시작한 후 첫 캐나다 방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시작과 동시에 관세전쟁을 선포해 다자주의를 기조로 연대와 공동 대응을 중시하는 G7 국가들과 미국 우선주의를 밀어붙이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 사이에 신경전이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 미국은 무역 불균형을 이유로 관세 인상을 압박하고 있으며, 기후변화 및 국제 연대 이슈에 소극적이다. G7은 국제질서 속 민주주의 가치 수호와 공동 행동을 강조하고 있어, 정책 기조 자체가 충돌할 여지가 크다.


AP통신·워싱턴포스트(WP) 등은 트럼프 대통령의 고율 관세 정책과 미국 우선주의 노선이 G7 내에서 기존의 다자 협력 틀을 흔들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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