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전국 최초 '반지하 침수경보시설' 설치 착수

대림동, 신림동 등 15곳에 시범사업
수위 관측 레이더 센서, 실시간 감지
수방시스템 등 연계… 내년 확대 논의

서울시가 전국 최초로 '반지하 침수경보시설'을 설치한다. 레이더 센서를 활용해 실시간 수위를 감지하는 침수 경보 시스템으로, 직접 물이 닿아야 하는 일반 측정장치와는 다르다. 협소한 공간에도 설치가 가능해 반지하 밀집 지역 수위 변화를 정밀하게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9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최근 영등포구 대림동과 동작구 사당동, 관악구 신림동 등 반지하주택이 밀집한 지역 15곳을 대상으로 '비접촉식 레이더 방식 수위 측정기' 설치에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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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설은 수위 관측기가 달린 레이더 센서가 실시간 수위를 감지해 경보해주는 장치다. 기존 관측장비의 경우 설치에 넓은 공간이 필요해 대로변에서만 활용했으나 이 장치는 가로등이나 전신주에도 설치할 수 있어 실효성이 높다. 무엇보다 센서 측정방식으로 침수상황을 실시간 모니터링할 수 있다. 서울시는 측정한 데이터를 서울시 수방시스템 등과 연계할 예정으로, 올해 시범사업 운영 결과를 평가한 뒤 내년부터는 적용 사업지를 확대할 방침이다.

올해는 반지하 시설이 다수 분포된 침수 예상 지역이나 저지대 등이 선정됐다. 대림동 5곳, 사당동 5곳, 신림동 5곳 등 총 15곳으로, 해당 자치구에서 설치를 요청한 곳들도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미 서울 전역에 설치된 강우량계와 도로수위계까지 함께 활용할 경우 침수 예방률은 더욱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서울시는 본격적인 여름철이 시작되면서 '풍수해 재난안전대책본부'를 24시간 가동에 들어간 상태다. ▲위험도 높은 저지대·재해우려지역 집중관리 ▲골목 침수 위험 감지 ▲호수·연못 등 수(水) 체계 개선을 통한 빗물그릇 확보 ▲수도권 기상청 및 경찰·군·소방과 공조 강화 등이 목표다.


특히 집중호우가 내릴 때 빗물이 시내 하천으로 몰려 급격하게 수위가 상승하는 현상을 억제하고자 공원 연못·호수에 빗물을 담는 '빗물그릇(자연형 저류지)' 7개소에 올해 5개소를 추가, 총 12개소를 운영한다. 대상지는 지역별 하천 중·상류 지점에 위치한 공원을 우선적으로 검토할 계획으로, 이를 통해 빗물 최대 75만7000t을 저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주요 침수우려지역에 대한 대규모 방재시설도 확충하고 있다. 올해 중으로 강남역·도림천·광화문 일대에는 집중호우 시 빗물을 저장했다 배수하는 '대심도 빗물배수터널' 착공에 들어가며, 빗물펌프장 9개소와 빗물저류조 3개소 신·증설도 2030년까지 단계적으로 추진한다. 이 관계자는 "이상기후로 폭염과 폭우가 일상화되고 있는 만큼 첨단기술을 활용한 대비·대응책 마련에 집중, 시설과 시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비접촉식 레이더 방식 수위 측정기' 설치 예시도. 서울시

'비접촉식 레이더 방식 수위 측정기' 설치 예시도. 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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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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