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새 정부 기대감에 코스피가 2800선을 회복했다. 2700선을 회복한 지 한 주 만에 2800선도 뚫었다. 이주 연속 4%대 강세를 지속한 코스피가 이번 주(6월9~13일)에는 얼마나 치고 올라갈지 주목된다.
지난주 코스피는 4.24%, 코스닥은 2.98% 각각 상승했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2800선을 돌파하며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면서 "지난 4월 2300선을 하회했던 저점 대비 두 달 만에 20% 넘게 상승하며 글로벌 주요 증시 중 가장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관세 정책에 대한 시장 영향력 감소, 원화 강세에 따른 외국인 수급 유입, 국내 증시 활성화 정책 기대가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정국 안정 기대감에 힘입어 코스피는 강한 상승세를 보였다"면서 "미·중 협상 기대에 엔비디아를 비롯한 반도체가 강세를 보이자 국내 반도체도 반등했고 자본시장 선진화 기대감에 증권 중심으로 금융주가 강세를 이어갔다. 건설 등 유동성주나 지주회사 등 정책주도 상승세를 보이며 다수가 52주 신고가를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순환매 장세로 코스피의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은행, 증권, 지주회사 등 정책 수혜주들의 단기 오버슈팅 가능성이 있다. 4월 이후 주가 급등으로 정책 기대감이 상당 부분 선반영돼 단기 과열 해소, 매물 소화 국면이 예상된다"면서 "이 과정에서 소외주 반등, 순환매 장세로 코스피는 상승세를 지속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외국인이 증시 강세를 이끌고 있다. 지난해 8월부터 유가증권시장에서 순매도 행진을 이어온 외국인은 지난달 10개월 만에 순매도 행진을 끝내고 '사자'로 돌아섰다. 지난 4일에는 유가증권시장에서 약 1조원가량을 순매수했는데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원 이상 사들인 것은 2024년 8월 이후 처음이다. 이달 들어 외국인은 2조1676억원을 사들였다. 이 연구원은 "외국인 수급 개선이 뚜렷하다"면서 "이재명 대통령이 상법 개정안의 재상정을 2~3주 이내로 공언했고 정책 시행 가속화가 이미 레벨업된 저평가 업종들의 추가 상승을 견인했다. 그 중심에는 외국인의 대규모 매수가 자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책 강화 기대감에 원화 강세 압력이 더해지며 외국인 대기자금 유입이 가속화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것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신 연구원은 "지금 시장은 수출 성장·정책 수혜주, 밸류에이션 재평가 업종 중심으로 수급이 유입되고 있다"면서 "여기에 원화 강세로 외국인투자자 수급이 추가 유입된다면 반도체·자동차·금융·지주 등 저밸류 업종들로 매수세가 확산할 것이다. 자금은 한국 시장에 투자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번 주 주요 일정으로는 9일 중국 5월 수출입 동향, 중국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생산자물가지수(PPI)가 발표되고 11일에는 한국 6월1~10일 수출입 동향, 미국 5월 CPI가, 13일에는 미국 6월 미시간 소비자심리지수가 발표된다. 이밖에 9~13일에는 애플 세계개발자회의(WWDC)가 열리고 12일에는 테슬라의 로보택시가 출시된다.
이 연구원은 "미국 5월 CPI는 전월 2.3%에서 4개월 만에 반등한 2.5%로 예상되고 근원 CPI 또한 전월 2.8%에서 2.9%로 반등하며 5월부터 관세로 인한 물가 영향이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그러나 관세 우려 자체가 정점을 통과했으며 선반영된 우려 대비 물가 상승률이 높지 않다면 시장 충격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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